[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청소년의 성적 권리 증진을 위해 다양한 CSR을 진행 중인 소셜 벤처 EVE가 ‘2019 청소년 성(性)문조사(2019 Teen Sex Survey)’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SNS와 움직이는 청소년 센터 EXIT, 동작청소년성문화센터, 금산고등학교 등의 도움을 받아 전국 1348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 중 82%가 섹스 후 불안함 경험 有
섹스를 해 본 적이 있는지 물어본 결과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4.7%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성관계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74.5%가 처음 성관계를 갖게 되었을 때의 이유를 ‘서로 원해서’로 응답했다.
그러나 성관계 경험이 있는 전체 응답자 중 82%가 평소 성관계를 맺은 이후 불안함을 느꼈고, 그중 3.9%는 불안해서 일상생활이 불가할 정도였다고 답했다. 가장 높은 불안의 원인은 임신에 대한 불안감이었고 그다음으로 성병, 막연한 불안, 상대방과의 관계에 대한 불안이 뒤를 이었다.
◇46.7%는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성관계를 가진다고 응답
청소년들은 안전과 청결이 보장된 장소에서 섹스를 하고 있을지를 조사한 결과, 성관계 경험이 있는 전체 응답자 중 53.3%가 보통 집(본인의 집 혹은 상대방의 집)에서 성관계를 가진다고 응답했다.
그 외 46.7%는 보통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성관계를 가진다고 응답했는 데, 대부분의 장소가 10대의 출입이 불가한 장소였다. 23.2%가 보통 모텔, 멀티방, DVD방에서 성관계를 가진다고 응답했으며 그다음으로는 룸카페, 공공장소(예 공중화장실, 비상구 등), 기타 그리고 학교 순이 꼽혔다.
◇피임법으로 콘돔 사용 선호가 과반수 이상 그러나 정규 피임방법이 아닌 질외사정이 2순위로 이어져
피임에 관련한 질문에서는 성관계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73.4%가 성관계를 맺을 때 콘돔을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콘돔 이외의 피임법이 있냐는 질문에는 정규 피임방법이 아닌 질외사정(39.2%)이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콘돔을 직접 구매해 본 응답자들 중 66.9%가 편의점, 마트 혹은 슈퍼에서 주로 구매했다고 응답했으며 그다음으로 인터넷 사이트에서 구매했다는 응답자들이 9.6% 순으로 많았다.
전체 응답자에게 콘돔을 비롯한 피임도구를 구매하고 싶은데 못했던 경우에 대해 물었을 때 27.2%가 구매하고 싶을 때 항상 잘 구매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여전히 23.6%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구매를 못 했다고 응답했다.
◇청소년이 직접 작성한 보고서
EVE는 해당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제작 3개월 전부터 ‘10대 인턴’을 모집했다. 약 20명의 학생들이 채용 공고에 지원했고 이 중 자기소개서와 화상면접을 통해 2명의 인턴을 선발했다. 채용된 10대 인턴들은 설문 내용을 직접 제작하고 설문을 통해 나온 결과를 주도적으로 해석하면서 ‘당사자성’ 있는 보고서를 만드는 데 크게 일조했다. 또한 10대 인턴들은 2016년에 시작해 현재까지 운행 중인 청소년 이브콘돔 무료 배송 서비스인 ‘프렌치레터 프로젝트’를 개선하는 데에도 많은 인사이트를 제공했다. 프렌치레터 서비스는 5년간 약 2400개의 이브콘돔을 콘돔 구매가 어려운 청소년에게 배송하면서 소셜 임팩트를 창출하고 있다.
박홍주 EVE 사회적 가치 증대 업무 담당자는 “이번 설문 보고서 응답자 분포에 있어 수도권 비중이 높기 때문에 지역별 편차를 고려하면 콘돔의 구매경로나 접근성 등은 실제로 더 낮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청소년의 섹스와 피임, 성접근성과 같은 부문을 생물학적 성, 성적 지향까지 포괄한 기준으로 제작된 내용은 매우 적다”며 “청소년의 시선에서 직접 설문 제작과 분석을 통해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 청소년들의 성적권리가 충분히 보장된 사회에서 이브가 더이상 캠페인을 할 것이 없는 미래를 꿈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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