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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코리아 "순이익은 영국으로"… 한국은 ‘봉’

입력 2020-08-26 15:36

최근 20년간 영국 본사에 배당 명목 1925억원 유출… 사회공헌은 '찔끔'
현금배당 성향은 100% 수준… 영업손실나도 배당은 꼬박꼬박 지출

사진=BAT코리아
사진=BAT코리아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담배 던힐 등을 판매하는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 코리아(BAT코리아)가 순이익의 거의 전액을 본사인 영국으로 유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손실이 발생해도 본사에는 꼬박꼬박 돈을 챙겨주고 있지만 기부금은 생색내기 수준에 불과했다.

문제는 한국에서 생산한 담배를 계열사인 외국회사에 판매하고 그것을 다시 역수입해 한국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이상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유통구조는 다국적기업들이 절세를 위해 사용하는 기법으로 담배업계는 BAT코리아도 절세를 위해 이런 이상한 유통구조를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BAT코리아가 담배 제품을 공급받는 업체는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코리아제조(BAT코리아제조)로 지분은 British American Tobacco(Investments) Korea Ltd.가 100% 소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경남 사천시 진사지방사업단지에 공장을 가지고 있으며,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은 독점판매업체인 네덜란드 소재 BAT 계열사 Rothmans Far East B.V. Korea Branch Office(RFE B.V. KBO:로스만)에 제품을 판매하고, BAT코리아는 다시 로스만으로부터 담배를 수입해 한국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유통이 이뤄지고 있다.

즉, BAT코리아 제조(경남 사천공장)→로스만(네덜란드 소재)→BAT코리아→한국 소비자 구조로 유통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매출원가율(총매출액 중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이 타사보다 월등히 높다. 지난해 각 사별 매출원가율을 보면 BAT코리아가 87%인 반면 KT&G 38.5%, 한국필립모리스 46.5%, JTI코리아 38.6%를 기록했다.

최근 3년간 감사보고서를 보면 2017~2019년에 각각 550억, 800억, 360억원을 이자율 2.24, 2.24, 2.11%로 원화약정 차입했다고 명시돼 있다.

BAT코리아는 1990년 9월 10일자로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등록됐으며, Brown & Williamson Holdings, Inc.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B&W홀딩스는 BAT 영국 본사가 소유하고 있는 회사로 BAT코리아는 영국계 회사인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보고된 BAT코리아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매년 당기순이익의 100% 수준의 금액을 배당금으로 지출하고 있다. 심지어는 당기순이익보다 많은 돈을 배당하는가 하면 영업손실이 나도 현금배당은 영국 본사가 고스란히 챙긴다.

BAT코리아가 첫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2000년부터 2019년까지 현금배당한 총액은 1925억568만9112원이다. 반면 기부금은 36억7611만4514원에 불과하다. 배당금 대비 기부금 비율은 19.1%에 불과하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00년에는 현금 없이 기부금만 757만원을 지출했다. 이듬해부터는 배당잔치가 시작됐는데 2001년 배당금은 84억7000만원으로 배당성향이 97%이다. 2002년에는 당기순이익이 141억원인데, 배당금으로 145억원을 지출됐다. 현금배당성향이 103%이다. 이는 이익보다도 배당이 많은것으로 결국 2001년 97%와 2002년 103%를 더해 평균을 내면 100%이다.

이후 2003년부터 2005년까지 3년간은 현금배당성향 100% 행진을 이어간다. 현금배당금은 각각 109억, 63억, 46억원이다. 2007~2008년 2년간은 현금배당을 하지 않았는데 2007년에는 495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2009년에 323억5600만원을 배당해 현금배당성향이 46%로 낮아지는 듯하다가, 2010년 122억5700만원을 배당하면서 현금배당성향이 다시 100%로 회복된다. 이후 2013년까지 연이어 현금배당성향은 100%를 지켜 2011~2013년 현금배당액은 각각 147억7000만원, 140억원, 126억4000만원이다. 특히 2013년에는 27억원의 영업손실이 났지만 현금배당은 잊지 않았다.

2014년에는 현금배당을 하지 않았는데 이는 약 97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5년에는 2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가운데 174억원을 현금배당했다. 2016년에도 15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지만 138억원을 배당해 현금배당성향은 100%로 맞췄고, 2017년에는 149억원으로, 현금배당성향은 99%이다.

2018년에는 현금배당을 하지 않았는데 이유는 7억6000만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9년에는 이보다 많은 51억원의 영업손실이 났지만 153억원을 현금배당했다. 현금배당성향은 102.88%입이다.

2000년부터 2019년까지 20년간 BAT코리아가 배당을 하지 않은 해는 2000, 2007, 2008, 2018년 등 4개 연도다. 2000년에는 이전 해인 1999년에 6억원의 당기순손실 영향으로, 2007년은 495억원의 당기순손실 발생, 2008년에 이전 해의 영향으로, 2018년에는 7억여원의 영업손실 등이 따랐기 때문이다. 나머지 16개년의 현금배당성향은 거의 100% 수준으로 이익의 전부에 해당하는 금액을 영국 본사에 보낸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BAT코리아의 고배당 정책에 대해 승진을 위한 수단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마저 보내고 있다. 실제로 토니 헤이워드 전 사장은 BAT가 인수한 '레이놀즈 아메리카(Reynolds America)'의 재무총괄(CFO)로 자리를 옮겼다. 앞서 에릭 스톨 전 사장도 한국 시장보다 규모가 큰 BAT 말레이시아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news@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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