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로 유튜브, 기타 스트리밍 플랫폼에는 수면 유도를 위한 백색소음 콘텐츠가 넘쳐나고 있다. 이러한 소리를 반복적으로 들으며 잠을 자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백색소음이 숙면을 돕는다는 주장과는 달리 오히려 수면을 방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음악에 의존할 경우 장기적으로 수면 질을 저하시킬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인간의 신경 시스템은 수면 단계에서도 지속적으로 외부 자극을 감지하는 특성이 있다. 특히 청각 신경의 경우 수면 중 완전히 차단되지 않고 주변의 미세한 변화에도 반응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는 인간이 수면 도중에도 위험 신호를 감지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진화한 본능적인 메커니즘이다.
때문에 음악이나 백색소음이 일정한 리듬과 패턴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뇌는 이를 외부 자극으로 인식해 지속적으로 반응하기 마련이다. 특히 일정한 주파수를 가진 소리는 뇌파를 교란시키며 깊은 잠을 방해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수면 중에도 청각 자극을 계속해서 인지하게 되면 렘(REM) 수면과 비렘(Non-REM) 수면의 전환 과정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수면의 질을 저하시켜 만성적인 피로를 유발하는 요인이다.
따라서 불면증을 개선하기 위해 음악에 의존하지 말고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불면증은 크게 급성 불면증과 만성 불면증으로 나뉜다. 그 원인은 정신적 스트레스, 생활 패턴의 변화, 우울증, 수면 장애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급성 불면증은 갑작스러운 스트레스나 환경 변화로 인해 수면이 어려워지는 상태를 말한다. 이 경우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하고 빛·소음·온도·습도 등의 환경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스마트폰, TV 등 청색광(블루라이트)을 방출하는 기기를 취침 전 사용하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반면 만성 불면증은 1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뜻한다. 따라서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 해결을 하기 어렵다. 이 경우 수면클리닉을 방문해 원인을 정확히 진단받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만성 불면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우울증이 꼽힌다. 이를 감별하기 위해 수면클리닉에 내원해 수면다원검사, 혈액검사, 병력 조사 등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일관된 수면 스케줄을 유지함과 동시에 침실을 어둡고 조용한 상태로 유지하며 적절한 온도 및 습도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은 최소한 취침 6시간 전에는 피한다. 알코올은 오히려 수면 질을 저하시킬 수 있어 절제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은 수면을 돕지만 잠들기 직전의 격한 운동은 오히려 숙면을 방해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스마트폰, 태블릿, TV 등에서 나오는 청색광은 수면을 방해하는 요인이므로 취침 전 1~2시간 동안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숨수면클리닉 이종우 원장은 “불면증은 체질, 환경,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정밀한 진단을 통해 원인을 파악한 후 최적화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순히 백색소음이나 음악에 의존하는 것보다 행동인지치료 또는 필요 시 수면제 복용을 고려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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