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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침, 동아시아 사유의 깊이 담다" 경희대 김태우 교수, 존재론적 침치료 연구 발

김선영 기자 글로벌대학팀

입력 2025-05-16 15:12

김태우 교수 [경희대 제공]
김태우 교수 [경희대 제공]
[글로벌대학팀 김선영 기자]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김태우 교수가 동아시아 고유의 사유 방식인 ‘아날로지즘(analogism)’에 기반한 새로운 침치료 실천에 관한 인류학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존재론과 침(Ontology and Acupuncture)」이라는 제목으로 국제 학술지 『East Asian 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에 게재되었다. 김 교수는 한국에서 새롭게 제안된 ‘마음침(Mind Acupuncture)’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의학의 존재론적 전제를 분석했다.

마음침은 환자의 정서와 감각 반응에 맞춰 침을 놓는 심신통합적이고 관계 중심의 침법이다. 환자가 경험하는 분노, 불안, 답답함 등의 감정을 특정 기운의 방향성으로 해석하고, 그 흐름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자침한다. 이는 동아시아 의학의 아날로지즘 존재론 위에서 기(氣)의 흐름, 음양오행, 사시(四時)의 원리를 실천적으로 재해석한 결과다.

김 교수는 의학을 본질적으로 존재론적 관점에서 접근한다. 현대 생의학은 신체를 세포, DNA, 호르몬 등으로 나누어진 실체의 집합으로 이해하지만, 동아시아 의학은 인체를 서로 연결된 흐름과 유비적 관계로 파악한다. 그는 이 사유 체계를 ‘아날로지즘’이라는 존재론적 범주로 규정하며, 마음침이 기존 생의학에서 새로 발견된 실체가 아니라 동아시아 신체관의 확장과 구체화를 통해 나타난 침법임을 설명한다.

이번 연구는 김태우 교수가 마음침을 제안하고 전파하는 한의학회의 강의와 워크숍, 진료 현장을 장기간 인류학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논문은 새로운 침법의 소개를 넘어 ‘몸이란 무엇인가’와 ‘고통은 어떻게 이해되고 치료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에 동아시아적 응답을 제시한다. 김 교수는 “동아시아의학은 고정된 체계가 아니라 사회적 요구와 실천 속에서 재해석되고 진화하는 살아있는 존재론”이라고 밝혔다.


한국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정서적 고통 증가 속에서 마음침은 정신적·심리적 문제에 대응하는 한의학의 새로운 형태로 주목받고 있다. 논문은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실용적 대응을 넘어서 아날로지즘이라는 존재론적 전제의 확장과 연결된 의료 실천임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의료인류학, 동아시아 철학, 한의학 이론을 아우르는 학제적 융합 성과로 평가받는다. 특히 비서구 존재론의 실천적 구현 사례로서 한국 한의학을 조명하며, 세계 의학 담론에서 한국 전통의학의 위상을 강화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선영 기자 글로벌대학팀 globalu@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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