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어교육 방식도 몰입교육과 모국어 습득 방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일반 유치원에 다닌 아이들보다 영어를 이해하고 대화하는 데는 좀 더 자유롭습니다. 또한 영어 학습량도 많아집니다. 유치원의 성격에 따라 다르지만, 요즘은 어휘력, 쓰기 등 학습을 꽤 지도하는 유치원도 있습니다.
영유를 보낸 학부모님들은 초등교육에 대한 고민이 누구보다 더 늘어납니다. 내 아이가 초등학교에서도 또래들 가운데 영어 경쟁력을 유지하고 더 높여야 한다는 고민들 때문입니다.
그럼 몰입교육과 ESL 영어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면 어떤 학습이 필요할까요?
미국학교 1-2학년정도 수준의 말하기와 읽기 실력을 갖춘 초등 1학년 학생이라면 일반 어학원이나 영어학원에서 같은 학년의 아이들보다 수준이 높아 학년이 좀 더 높은 아이들과 학습하게 됩니다. 또한 미국학교 3-4학년 수준의 말하기와 읽기 실력을 갖춘 초등 1학년이라면 대부분 문단이나 에세이쓰기 혹은 3-4학년 수준의 배경지식을 담은 독해지문을 학습하게 될 겁니다.
그러나 이런 학습 환경에서 과연 초등 1학년 아이들이 버틸 수 있을까요? 영어실력은 수준이 높을지 몰라도 이제 초등학교를 입학한 아이들의 인지 능력은 초등학교 1학년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겐 어떤 학습이 필요할까요? 영어는 롱런이라고 하는데 꾸준히 실력을 차곡차곡 쌓을 수 있는 학습이 뭐가 있을까요?
초중등 영어강사로 15년간 일하고 영어유치원 원장을 했던 경험에서 봤을 때, 영유 졸업생 아이들에게는 유치원에서 했던 비슷한 학습방식을 유지하면서 점차적으로 공부로 영어를 받아들이는 단계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몰아치기 학습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영어로 생활회화는 충분히 가능한 아이들이므로, 영어로 듣고 말하는 환경을 유지해주면서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이야기해보고 느낀 점을 이야기해보고, 책 속의 주인공들과 내용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해보는 활동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고교학점제와 2022 교육과정 등을 감안하면 영어 학습방식은 사고력과 응용력이 부각되고 논술형, 서술형에 강한 창의적 인재 양성이 목표입니다. 그렇다면 영어학습에서 ‘독서’는 필수입니다. 유치원때부터 책을 꾸준히 읽은 영유 졸업생 아이들이라면 조금씩 수준높은 책을 읽으면서, 생각을 넓히고 책에 나오는 새로운 어휘들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어휘의 활용을 배우고 나아가 책의 주제와 관련된 글로 정리를 해본다면 그 아이의 영어 포트폴리오가 완성되지 않을까요?
이런 포트폴리오의 책이 100권, 200권 쌓이다 보면 배경지식도 저절로 학습되고 수능이나 독해에도 훨씬 유리한 학생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초등 저학년 아이들에게 독해문제를 1-2문제 틀리고 맞고가 중요한게 아니라 나중에 길고 복잡한 글을 어떻게 소화하느냐, 긴 글을 읽고 어떻게 나만의 방식으로 이해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좀 더 길게 본다면 ‘원서읽기’가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입니다.
또한 이해의 영역이 독서라면 표현의 영역은 말하기와 쓰기가 될 수 있으므로, 내가 이해한 부분을 정리하여 말하고 쓰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유치원 때 일기를 썼던 아이라면 읽기쓰기를 유지하거나 책을 읽고 가장 좋았던 부분에 대해 적어보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나눠보는 것도 폭넓은 표현활동이 될 것 입니다.
독서량만 늘리는데 집중하면 문법 공부 시점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아이들이 중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내신을 위한 문법영역은 그때가서 공부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문법을 먼저 배우게 되면 길고 유창한 글을 못 쓰게 됩니다. 나의 생각을 정리하기보다 문법에 맞는지, 스펠링이 맞는지를 먼저 생각하게 되므로 아이들이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데 한계가 올 수 있습니다. 유창성이 먼저냐, 정확성이 먼저냐는 선생님에 따라 다르지만, 제 영어 강사와 원장으로 경험에서 볼 때 유창성에 익숙한 영유졸업생 아이들이라면 지금까지 했던 교육방식에 맞게 표현력을 좀 더 키워준 후 문법에 따라 말이나 글을 고칠 수 있는 실력을 쌓는게 순서가 아닐까 합니다. 단계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것만이 영어거부감 없이 경쟁력을 높이는 지름길이 될 수 있습니다. 영유를 졸업했지만 초등학교에서 영어학원을 잘못 선택하고 잘못된 몰아치기 학습으로 결국 영어와 멀어지는 아이들도 종종 보게 됩니다.
저는 영어로 사고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데 교육의 목표를 가집니다. 초등 저학년 아이들의 경쟁력은 독서에서 시작될 수 있으며, 읽기와 듣기인 이해영역과 쓰기와 말하기인 표현영역을 골고루 키워줄 수 있는 교육 방식이 우리 아이들의 영어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 것입니다.
김미나 인사이트 영어학원 원장(신도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