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범의 千글자]...양은 적더라도 맛있는 밥을](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8210847530688746a9e4dd7f220867377.jpg&nmt=30)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의 상품전략과 마케팅에도 영향을 미쳐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쓰던 소형가전, 소포장 상품이 부상하고 주력시장도 점차 바뀌고 있습니다. 쌀도 예외가 아니어서 몇 년 사이에 1~2kg 소포장 쌀은 판매가 늘었는데 10kg 이상의 중대형 포장은 줄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중대형 포장은 물론 소포장 쌀도 잘 안 팔린다는 겁니다.
밥을 안 해 먹는 가정이 늘고 밥을 대신할 대체식이 많기 때문에 수십 년째 쌀 소비가 계속 줄고 있는 건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소포장 쌀까지 수요가 주는 건 특이한 현상입니다. 1~2인가구가 주로 구매하던 소포장 쌀 판매가 줄어든 것은 냉동즉석밥 판매가 늘어난 것에서 원인을 찾습니다. 결론은 1~2인 가구가 쌀 대신 즉석밥을 먹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거기다 즉석밥의 용기 사이즈도 갈수록 작아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200g 용량으로 출시됐으나 요즘은 100g대의 용기밥 판매가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가장 작은 용량인 130g 용기밥 판매비중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추세면 곧 100g 이하 포장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현상은 밥이 아니라 육류나 다른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밥은 입가심 정도의 요식행위(?) 같은 지위로 떨어진 것으로 봐야 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어쩌면 밥으로 배를 불리는 시대의 종말을 맞는 유례가 없던 현장을 목격하는 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같은 트렌드는 쌀 생산현장에도 바로 반영됩니다. 쌀 생산지의 햇볕과 토양의 특성이 두드러지는 특화쌀을 브랜드화 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실제로 가격이 저렴한 ‘혼합미’ 판매는 비중이 줄고 특정 품종, 지역 브랜드 같은 프리미엄 쌀 구매가 늘고 있습니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입맛에 맞는 쌀을 찾아 ‘적게, 더 맛있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나도 그러고 보니 어제 세 끼 중 밥은 한 끼밖에 안 먹었네요. ^^*
sglee640@beyond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