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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그룹 “24시간 가동되는 에이전트형 AI…퀀트 투자 새 지평 열 것”

황상욱 기자

입력 2025-11-25 15:42

퀀트 리서치, 폭발적 데이터∙복잡한 시장 역학 직면…인간 탐색 범위 넘어서
에이전트형 AI 통한 엔드투엔드 퀀트 리서치…개입 최소에 실제 투자 요건 충족
맨그룹, 방대한 데이터 고속 처리하는 독자적 LLM 기반 워크플로 ‘AlphaGPT’ 구축

맨그룹 “24시간 가동되는 에이전트형 AI…퀀트 투자 새 지평 열 것”
[비욘드포스트 황상욱 기자] 글로벌 대체투자 자산운용사 맨그룹(Man Group)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 향후 헤지펀드, 자산운용사, 투자은행의 성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25일 밝혔다. 보고서는 오늘날 퀀트 투자(프로그래밍·통계 등 계량적 기법을 활용하는 투자 전략)가 당면한 본질적 어려움이 데이터의 폭발적 증가와 갈수록 복잡해지는 시장 역학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했다. 또한, 금융기관 간의 진정한 경쟁이 인간의 처리 한계를 넘어 엔드투엔드(End-to-End) 퀀트 리서치를 수행할 수 있는 에이전트형 인공지능(agentic AI) 개발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에이전트형 AI는 생성형 AI 단계를 넘어 자율성과 목표 지향성을 갖춘 최신 단계의 AI로, 퀀트 리서치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보고서는 LLM과 에이전트형 워크플로(업무 흐름)가 투자업계 전반에 도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투자운용사의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는 특정 기술이 아니라 여러 시장 사이클을 거치며 구축된 시스템 투자의 원칙과 기반에 의해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에이전트형 AI가 퀀트 리서치의 새로운 지평으로 부상하며 운용사들의 투자 과정 전반을 재편하는 상황에서, 장기적 역량은 결국 각 운용사가 보유한 연구 인프라의 내실과 정교함에 의해 좌우된다는 설명이다.

시스템 투자 분야에서 업계 흐름을 선도해 온 맨그룹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고속 처리하는 독자적 LLM 기반 워크플로인 ‘AlphaGPT’를 구축해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24시간 가동되는 3인 규모의 디지털 연구팀’에 비견되는 AlphaGPT는 맨그룹의 검증된 연구 방법론을 준수하면서도 방대한 금융 데이터를 수초 내에 처리하도록 설계됐다. 보고서는 AlphaGPT가 ▲아이디어 제안자(idea person) ▲구현자(implementer) ▲검증자(evaluator)로 구성된 다중 에이전트 구조에 기반해 운영되며, 각 에이전트가 퀀트 리서치 과정에서 고유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먼저 아이디어 제안자는 기존에는 포착되지 않았던 숨은 시장 패턴을 연구하고, 검증 가능한 가설을 도출한다. 다음으로 구현자는 실제 운용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파이선(Python) 코드를 작성하고, 맨그룹의 자체 데이터베이스에 직접 접근해 데이터를 처리한다. 마지막으로 검증자는 인간 주도의 연구가 충족해야 하는 통계적·경제적·리스크 기반 검증 절차를 동일하게 적용한다. 이를 통해 AlphaGPT는 수일이 소요되던 리서치를 수 분 만에 처리하고, 수십 개의 실행 가능한 투자 아이디어를 생성해 연구 사이클 전반을 대폭 단축했다.

보고서는 또한 AlphaGPT의 워크플로가 연구 전 단계에서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AlphaGPT는 잘못된 정보를 사실처럼 꾸며내는 환각현상(hallucination), AI 성능이 저하되는 드리프트 현상(drift), 그리고 비일관적인 답변 생성 등 AI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포함한다. 보고서는 AlphaGPT가 유효성 점검을 통해 가설·코드·검증 간의 정합성을 확보하는 한편, 모든 의사결정 과정을 기록하는 로깅 시스템을 적용해 투명성과 감사 가능성까지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AI가 생성한 모든 결과물은 실제 거래에 반영되기 전에 인간 연구에 요구되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검증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한편, 보고서는 AlphaGPT가 수많은 변수를 빠른 속도로 테스트할 수 있어, 기존 인력이나 AI만으로는 접근이 어려웠던 연구 영역으로까지 탐색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AlphaGPT가 인간 연구자의 판단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 관점을 제공함으로써 규모 제약으로 인해 간과됐던 패턴을 포착한다는 것이다. 초기 운용에서 확인된 바에 따르면, AlphaGPT가 산출한 연구 성과는 맨그룹의 시스템 투자 전략이 요구하는 통계적·경제적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맨그룹의 퀀트 투자 부문인 맨 뉴메릭(Man Numeric)의 제이슨 무어(Jason Moore) 고객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대표./맨그룹 제공
맨그룹의 퀀트 투자 부문인 맨 뉴메릭(Man Numeric)의 제이슨 무어(Jason Moore) 고객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대표./맨그룹 제공


맨그룹의 퀀트 투자 부문인 맨 뉴메릭(Man Numeric)의 제이슨 무어(Jason Moore) 고객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대표는 “맨그룹에서 AI는 단순한 마케팅 수사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35년 이상 축적해 온 첨단 기술과 퀀트 투자 역량을 바탕으로, 맨그룹은 연구 가속화부터 실행 지원에 이르기까지 한때 인간의 처리 능력으로는 불가능했던 작업을 에이전트형 시스템을 통해 수행하는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덧붙였다.

맨 뉴메릭의 지앙 팡(Ziang Fang)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맨그룹의 목표는 기존 방식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 효과를 더욱 강화하는 데 있다”며, “맨그룹의 경쟁우위는 수년간 축적된 연구 철학과 엄격한 프로세스,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존 직원들에게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LLM은 대규모 인지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는 전례 없는 성능을 제공한다”면서 “인간과 AI 시스템의 관계를 새롭게 구상, 동일한 수준의 엄밀함과 통찰력을 유지하면서도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속도와 폭으로 연구를 제공해 궁극적으로 고객의 투자 성과 향상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금융 데이터의 규모와 속도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연구 및 투자 실행 과정에 에이전트형 AI를 통합한 투자 운용사들이 점차 커지는 분석·운영 부담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맨그룹은 방대한 연구 영역을 탐색할 수 있는 에이전트형 AI와 인간 전문가의 역량을 결합하는 것이 향후 시스템 투자 전략 개발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황상욱 기자 eyes@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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