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범의 千글자]...유체이탈화법](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1200828090244846a9e4dd7f220867377.jpg&nmt=30)
나라가 흥하는 데는 수 세대에 걸친 노고와 분투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망하는 건 상대적으로 짧은 순간으로도 가능합니다. 무능하고 무도한 권력자가 제멋대로 나라를 주무른다면. 그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든 세력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언론도 아주 중대한 역할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런 권력을 창출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언론사가 전 대통령에게 검찰이 사형을 구형한 다음날 “XXX 사형 구형, 나라가 부끄럽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습니다. 제목을 보는 순간 황당함을 넘어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나라가 부끄럽다’니요. 나는 오히려 자랑스럽습니다. 무능한 데다 부패하고 무식한 자가 독재와 장기 집권을 꿈꾸며 반란을 시도했는데 시민들이 민주적 절차에 따라 평화적으로 탄핵하고 법정에 세워 구형을 내렸습니다. 지금 지구상에 이렇게 할 수 있는 나라가 몇이나 될까요.
민주적으로 성숙한 군인시민(?)이 있었고 죽거나 다친 사람 없이 법률에 따라 내란을 도모한 자들을 단죄하고 민주주의 시스템을 이어갈 수 있는 나라는 아마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일 겁니다. 1년 넘게 걸린 인내와 적법한 절차로 민주적 시스템으로 결과를 내놓았는데 ‘나라가 부끄럽다’니요.
잘못은 언론이 해 놓고 나라 전체가 잘못한 것처럼 사설은 써 놓았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언론은 자기들의 실패, 자기들의 잘못, 자기들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모두의 잘못으로 만들어야 자기의 부끄러운 과거가 가려진다고 여기기 때문이겠지요.
애초부터 함량 미달인 자를 부추기고 다른 사람들을 선동해서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언론사들 가운데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사의 사설이라는 게 놀랍습니다. 거짓말로 기사 쓰고, 거짓말로 사설 쓰고, 거짓말로 칼럼 써서 대통령으로 만들어 놓고 이제 와서 아무런 반성도 없이 모두의 잘못으로 퉁치면서 ‘나라가 부끄럽다’고요?
‘유체이탈화법’이라고 들어 보셨을 겁니다. 본인이 자기 유체를 벗어나 본인과 관련된 이야기를 마치 남 얘기하듯 말하는 대화법을 말합니다. 즉, 자기 얘기를 마치 다른 사람 얘기하듯 한다는 것입니다. ‘유체이탈화법’의 끝판왕을 보는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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