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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성폭행, ‘아이들 일’이 아니라 중대한 성범죄입니다

입력 2026-02-27 10:55

사진=김의택 변호사
사진=김의택 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서로 좋아했다면서 왜 이제 와서 피해자라고 하느냐”

학생 대상 성폭력 사건에서 여전히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인식이 있다. 가해자가 같은 학생이라는 이유로 사안을 가볍게 보거나, 단순한 또래 간 갈등으로 축소하려는 시선이다. 그러나 학교 내에서 발생한 성폭행이나 강제추행은 가해자의 신분과 무관하게 명백한 성폭력 범죄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 학생들은 또래 관계의 단절, 교사의 시선, 생활기록부 및 진학에 미칠 영향 등을 우려해 신고를 망설이는 사례가 적지 않다.

법원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두 학생이라는 사정만으로 범죄 성립을 달리 보지 않는다. 동의 없는 신체 접촉이나 성관계, 술이나 약물을 이용한 행위, 물리적 힘이나 위력, 집단적 분위기 등을 통해 사실상 거부를 어렵게 만든 행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및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강간 또는 강제추행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나이가 비슷하거나 교제 관계에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위법성이 부정되지는 않는다. 이른바 “연애 관계였다”는 주장만으로 범죄 성립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판례의 일관된 태도다. 결국 쟁점은 피해자가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시했는지, 그리고 당시 구체적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저항하거나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는지 여부에 맞춰진다. 법원은 사건 전후의 정황, 관계의 경과, 행위 당시의 환경과 분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고 있다.

또, 교사·코치·학원 강사 등 학교 관계자가 학생을 상대로 한 성폭행은 더욱 엄격하게 다뤄집니다. 지도·평가·진로를 쥔 위치에서 성적 행위를 요구하거나, 상담·보호를 빌미로 관계를 맺는 경우, 단순한 ‘부적절한 관계’가 아니라 위력에 의한 성폭력으로 평가될 수 있고, 형사처벌과 별도로 교원 징계·자격 박탈·취업제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피해 학생과 보호자가 유의해야 할 점은 학교폭력 절차와 형사 절차가 동시에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통해 가해 학생에 대한 전학, 출석정지, 접촉 금지 등의 조치를 요청하는 한편, 수사기관에 성폭력 범죄로 고소를 제기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병원 진단서, 사건 당시의 메시지·채팅 내역, 친구 및 교사의 진술, CCTV 영상, 기숙사 출입기록 등은 해당 사안이 단순한 연애 갈등이 아니라 강요·위력·협박이 수반된 성폭력이었음을 입증하는 핵심 자료가 된다.

학생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는 “학교에 소문이 날까 봐”, “입시나 생활기록부에 불이익이 있을까 걱정돼서” 침묵을 선택하는 일이 적지 않다. 그러나 문제를 덮어둘 경우, 가해 행위가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피해자 역시 장기간 죄책감과 우울, 불안 등 심리적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장 관계자들은 신뢰할 수 있는 보호자나 교사, 전문 상담기관과 먼저 상의한 뒤 필요하다면 학교와 수사기관에 동시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현실적인 대응 방안이라고 조언한다.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김의택 대표변호사는 “학생 사이 성폭행은 ‘아이들끼리의 연애 문제’로 축소될 일이 아니라, 향후 평생의 인간관계·진로·정신건강에 영향을 남길 수 있는 중대한 범죄”라며 “피해자 측은 너무 늦지 않게 의료기록·대화 내역·주변 진술을 정리해 두고, 학교폭력·형사 절차, 향후 민사상 위자료 청구까지 한 번에 보고 전략을 세운다면, 2차 피해를 줄이면서도 자신의 권리를 지켜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news@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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