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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망의 의사'가 성패를 가른다, 다단계사기 중간 가담자의 공범 탈피 전략

입력 2026-03-11 12:50

이원화 변호사
이원화 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최근 대한민국은 유례없는 투자 열풍에 휩싸여 있다. 가상자산, 해외 주식, 신종 플랫폼 사업 등 '나만 뒤처질 수 없다'는 불안심리(FOMO)를 파고든 고수익 보장형 상품들이 범람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투자 열풍의 그늘에서 다단계사기 모델이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의 조잡한 물품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복잡한 금융 공학이나 AI 알고리즘을 내세워 전문가조차 기망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가장 비극적인 지점은 평범한 투자자가 주변 지인에게 이를 추천하며 '중간 관리자' 혹은 '모집책'의 멍에를 쓰는 경우다. 본인 역시 전 재산을 투자해 손실을 본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하위 투자자를 유치했다는 사실만으로 사법부의 엄벌주의 칼날 앞에 서게 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다단계사기 사건의 실무에서 피의자들이 가장 당혹해하는 지점은 본인의 순수한 의도가 법적으로는 '미필적 고의'로 해석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재판부는 단순히 주관적인 동기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드러난 행위의 결과에 집중한다. 피라미드 구조의 중간층에 위치한 가담자는 상위 조직원으로부터 전달받은 허위 정보를 하위 가입자에게 전파하는 매개체 역할을 수행한다. 재판부는 가담자가 해당 사업의 수익 모델이 비현실적임을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검증하지 않고 타인에게 권유했다면 사기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

본인이 모집한 하위 가입자의 투자금에서 발생한 수수료나 인센티브를 취득했다면 이는 법적으로 '불법 영득의 의사'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정황 증거가 된다. 비록 그 금액이 본인의 투자 손실액보다 적더라도 타인의 재산을 편취하는 과정에 가담하여 이득을 취했다는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형법상 사기죄의 성립 여부와 별개로, 등록되지 않은 다단계 조직을 통해 가입을 권유한 행위 자체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 투자 열풍에 편승해 '좋은 정보를 공유한다'는 마음으로 추천했지만 결국 실형 판결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사법부의 강화된 양형 기준 속에서 중간 가담자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본인이 범행의 주체가 아닌 기망의 대상이었음을 입증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즉, 가담자가 상위 조직에 의해 철저히 이용당한 '도구'였음을 증거로 증명하는 것이다. 본인 또한 상위 직급자의 기망에 속아 대출까지 받아 투자했다는 사실, 하위 가입자들에게 전달한 자료가 상위 조직에서 일괄 배포된 조작된 정보였다는 점 등을 논리적으로 연결해야 공범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단순히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은 오히려 수사기관에 범행 부인으로 비춰져 구속 영장 청구의 빌미가 될 수 있다.

로엘 법무법인 이원화 대표변호사는 “다단계사기의 중간층 가담자들은 본인도 손해를 보았기에 설마 처벌까지 받겠느냐는 안일한 생각으로 초기 대응을 놓치곤 한다. 하지만 법은 피해 사실과 가해 책임을 엄격히 분리하여 판단한다”라며 “투자 열풍 속에서 지인을 소개한 행위가 '선의의 추천'이었는지 '악의적 모집'이었는지는 한 끗 차이로 결정된다. 다단계사기라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졸지에 범죄자로 몰린 상황이라면 본인의 결백을 증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투자 경위 분석과 함께 법적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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