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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소설가 이지아 연작소설 '방랑, 파도' 출간

입력 2026-03-17 09:35

소멸해가는 바닷가 마을, 여섯 인물이 파도처럼 겹겹이 쌓아 올린 서사

[신간] 소설가 이지아 연작소설 '방랑, 파도' 출간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소설가 이서아의 연작소설집 『방랑, 파도』(도서출판 자음과모음)가 출간됐다. 이 책은 지난 2021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통해 등단한 저자가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으로, 자음과모음의 ‘트리플 시리즈’ 서른다섯 번째 도서다.

연작소설 『방랑, 파도』는 소멸해가는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신성과 세속, 숭고와 사랑의 양극단을 오가는 인물들의 삶을 처연하고도 아름답게 그려낸다. 소설은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나’와 백반집 남매 지애·지환, 그리고 단짝 할머니 향자와 미자의 이야기를 통해 예측할 수 없는 삶의 슬픔을 ‘파도’에 비유한다. 이러한 겹겹의 실패와 낙담 속에서도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인물들의 모습은 독자에게 끝 모를 방랑 속에서도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는 미학적 경험을 선사한다.

총 3편의 연작으로 구성된 책은 바닷가 마을에 도착한 ‘나’의 시선에서 시작해, 상실을 딛고 파도를 타는 남매의 이야기와 평생의 우정을 간직한 노년의 삶으로 유기적으로 이어진다. 1장 「방랑, 파도」가 신의 무심함 앞에서 느끼는 초라함과 수용을 다룬다면, 이어지는 「빗금의 논리」는 서핑을 통해 상실감을 회복해가는 역동적인 과정을 보여준다. 마지막 「향자」에 이르러 소설은 저마다 간직한 죄책감과 사랑을 아교 삼아 신성과 세속이 맞물리는 삶의 고귀함을 완성한다.

책에서는 슬픔을 ‘졸업’하거나 다음 단계로 진입하기 위한 계단으로 여기지 않는 저자만의 독특한 생의 철학을 확인할 수 있다. 저자가 제안하는 ‘풋내기 서퍼’의 태도는 바다를 정복하려 하지 않고 몸의 흐름을 물결에 맡기는 유연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관점은 독자들이 자신의 고통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세상을 굽어보는 시야를 갖게 하며, 반복되는 비극 속에서도 스스로의 작은 정원을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

저자인 소설가 이서아는 소설집 『어린 심장 훈련』과 장편소설 『키오스크 학교』를 통해 주목받아온 신예 작가다. 그는 이번 신작을 통해 쓰기라는 행위를 일종의 ‘살풀이’이자 삶의 궤적을 기록하는 숭고한 작업으로 정의한다. 이는 이번 연작을 통해 더욱 깊고 단단해진 문학적 성취를 증명해 보이겠다는 작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책을 펴낸 자음과모음 편집부는 “이서아의 문장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우리 모두를 향한 다정한 위로”라며 “트리플 시리즈의 35번째 신간인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상실 이후에도 이어지는 관계의 파문을 목격하고, 서로를 붙드는 연대의 감각을 회복하는 길로 안내한다”고 밝혔다.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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