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군체’로 11년 만에 스크린 복귀한 전지현 “좀비의 새로운 매력과 영화에 담고자 하는 메시지가 좋았어요”](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601063705020060d3244b4fed58141237106.jpg&nmt=30)
2015년 영화 ‘암살’ 이후 11년 만이다. 길게 늘어뜨린 찰랑찰랑한 머리카락, 콧날 위에 작은 점, 그리고 마치 맨 얼굴 마냥 보송보송한 피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 하지만 조금 달라진 게 있다면 예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여유와 밝은 웃음. 그래서 그녀와의 만남은 즐거웠다.
영화 ‘군체’는 원인 불명의 감염 사태로 폐쇄된 건물 내 생존자들이 진화하는 감염자들과 사투를 벌이는 과정을 다룬 영화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색다른 좀비를 보여준다는 점이 첫 번째로 좋았어요. 그리고 메시지가 있는 것이 좋았어요. 감독님은 군더더기 없는 캐릭터를 중시하셨어요. 서사가 빠르고 한눈팔 게 없어요. 시나리오도 금방 읽었어요. ‘군체’를 보고 시간이 빨리 간다는 평이 많았는데, 깜짝 놀란 것이 촬영 첫날 첫 신에 좀비가 나왔어요. 아무리 시나리오를 빨리 읽게 되어도 현장에서 첫 신에서 좀비가 나왔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이렇게까지 빠른가 싶었죠.”
전지현은 극 중 생명공학자이자 교수 권세정 역을 맡았다. 뛰어난 상황 파악과 브레인으로 생존자들의 리더 격으로 좀비와 사투를 벌인다. 영화의 중심을 잡고 관객들이 서사를 따라오게끔 만드는 역할이다.
“특별한 인물로 보이기보다 관객이 권세정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큰 롤이었어요. 권세정이 선택하는 것들을 같이 고민하고 이해하게끔 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서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했어요. 중심을 잃지 않고 권세정이 생각하는 걸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전지현이 11년이라는 긴 공백을 깨고 복귀작으로 ‘군체’를 선택한 결정적인 계기는 연상호 감독을 향한 단단한 믿음이었다. 평소 연상호 감독의 작품을 모두 챙겨볼 정도로 ‘연상호의 찐팬’이다.
”연상호 감독의 팬이고, 그의 모든 작품을 봤어요. 그래서 출연 제안이 왔을 때 시나리오를 읽지 않고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물론 팬심도 있었지만, 시나리오 봤을 때 좀비의 새로운 매력도 좋았고, 감독님이 영화에 담고자 하는 메시지도 좋았어요. 연상호 사단을 하고 싶어요. 안 그래도 감독님과 차기작 얘기를 할 때 다음에 준비하는 것이 액션물이라고 하셔서 얘기를 나눴어요. ‘연니버스’의 한 명으로서 정도 기대하고 있어요. 감독님은 가지고 있는 소재가 무궁무진해요.“
![[인터뷰] ‘군체’로 11년 만에 스크린 복귀한 전지현 “좀비의 새로운 매력과 영화에 담고자 하는 메시지가 좋았어요”](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601063745025310d3244b4fed58141237106.jpg&nmt=30)
톱스타 전지현과 장르물의 대가 연상호 감독의 호흡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촬영 현장은 밝고 즐거웠다. 연상호 감독과의 호흡은 기대 이상이었다.
”감독님들만의 색깔이 있잖아요. 연상호 감독님은 작품만 봤을 때는 성격이 좀 예민하거나 어둡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유머 감각도 있고 밝으시더라고요. 현장도 너무 좋았어요. 정시 출근과 정시 퇴근이 이뤄지는 현장이었어요. 감독의 세계관, 색깔이 워낙 뚜렷하시다 보니 배우들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어요. 다른 고민 안 하고 연기만 신경 쓰면 됐어요. 감독님에게 얹혀가는 느낌이랄까. 게다가 감독님의 결과물은 실망하는 법이 없죠.“
전지현은 좀비가 창궐한 디스토피아 세계관 속에서 생존형 액션을 구사한다. 마땅한 무기도 없이 맨몸으로 좀비에 맞서는데, 처절하면서도 스마트한 액션으로 관객들에게 장르적 쾌감을 선사한다.
”시키는 것만 하고 과하게 화려한 동작을 하진 않았어요. ‘생명공학 박사인데 액션을 갑자기 너무 잘하는 것도 이상하다, 이 부분은 조절하자’고 감독님과도 얘기를 나눴어요. 공학 박사가 아니었으면 물건으로 좀비를 막거나 상대를 죽이려 할 때 화려한 동작이 섞일 수는 있었겠지만, 그런 게 절제된 동작이었어요.“
극 중 빌딩 내 감염 사태가 발생하고 좀비들이 창궐하며 사람들은 아비규환 상태에 놓인다. 이 와중에도 권세정은 시종일관 아름다운 미모를 뽐내며 생존자 무리를 이끈다. 영화 개봉 후 관객들 사이에서 이 점에 대한 비현실성이 지적됐다.
”저는 상황에 충실했고, 아무것도 안 했어요. 그런데 제 모습을 굉장히, 과하게 예쁘게 봐주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청바지에 흰 티셔츠를 입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말 그대로 흰 티에 청바지만 입었는데... 저는 진짜로 아무것도 한 게 없어요.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할 뿐이죠.“
극 말미 권세정은 이혼한 남편 한규성(고수 분)의 현 부인 특별조사팀인 공설희(신현빈 분)와 연대하기도 한다.
”전부인·현부인이라는 관계 설정이 편하지는 않았어요. 쉬운 일이 아니죠. 어떻게 보면 다른 상황에 있지만 같은 목표로 가는 것이 든든하더라고요. 다양한 해석이 이 영화를 보는데 재미있는 지점인 것 같아요.“
![[인터뷰] ‘군체’로 11년 만에 스크린 복귀한 전지현 “좀비의 새로운 매력과 영화에 담고자 하는 메시지가 좋았어요”](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60601063802089890d3244b4fed58141237106.jpg&nmt=30)
전지현은 감염의 시작이 된 빌런 서영철 역의 구교환, 둥우리 빌딩의 보안팀 직원 현석 역의 지창욱과도 호흡을 맞췄다. 지창욱과는 ‘군도’ 이후 JTBC 드라마 ‘인간X구미호’에서도 호흡을 맞추게 됐다.
”촬영장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배우가 구교환 배우예요. 유쾌하고 상황을 재미있게 하려고 해요. 심각한 걸 좋아하지 않아서 죽이 잘 맞았어요. 서영철은 배우로서 탐나고 가장 돋보이는 역할이에요. 캐릭터 중 서사가 많이 깔려있는데, 연기하는 건 쉽지 않아요. 구교환 배우가 한다고 했을 때 색다른 캐릭터가 나올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군체’ 때 지창욱 배우와는 대화도 없었어요. 캐릭터 접점이 별로 없었죠. 옆에는 있었는데, 친해질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지금은 친해요. 친해진 상태에서 영화를 보니까 새롭더라고요. ‘내가 어떻게 찍었지?’ 싶고 지금 찍으면 다른 느낌이겠더라고요. 지금은 너무 편안하고 즐겁게 촬영하고 있어요. ‘인간X구미호’에서는 구미호 역할을 맡았어요. 저는 일반적이지 않은 장르, 캐릭터를 선택해요. 구미호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재미있어요.“
권세정은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인물이다. 권세정이 리더 역할을 하듯 전지현도 ‘군체’ 현장에서 그런 위치에 있었을 것 같다.
“계속 한 명씩 줄어들어요. 처음엔 바글바글했는데 의자가 없어지고, 구교환 배우와 둘만 남으니까 불안하더라고요. 저보다 먼저 퇴근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기분이 썩 좋지 않더라고요. 영화를 잘 마무리해야 한다는 신념과 연상호 감독님, 구교환 배우가 있어서 잘 버텼어요. 배우들이 많다 보니까 주연 배우로서의 책임감이 있긴 했어요. 현장에서는 편안하게 소통하고 좀 더 긴장을 푸는 느낌이에요. 연기할 때는 하고 나머지는 배우들과 편안하게 지내면서 긴장을 풀었어요. 현장 분위기가 좋았어요.”
전지현은 카메라 앞에서는 강인한 캐릭터에 몰입하는 단단한 배우로, 대중 앞에서는 친근한 면모를 보여주는 스타로서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그는 프랑스 칸영화제 레드카펫부터 국내 언론시사회까지, 이목이 쏠린 공식 행사 현장에서 아름다운 아웃핏으로 좀비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현장을 유쾌하게 뒤흔들었다.
”칸은 영화인들의 꿈의 성지예요. 전체가 파티 분위기여서 분위기를 느끼며 매일매일 흥분된 상태로 지냈어요. 기분, 날씨, 모든 바이브가 잊히지 않아요. 칸이 최종 목표는 아니지만, 자주 가고 싶은 욕심이 생겨요.“
전지현은 흥행의 달콤한 맛을 보고 있다. ‘군체’는 지난달 21일 개봉 이후 10일 만에 손익분기점인 300만 명을 넘어섰다. 그의 기쁜 마음은 개봉 첫 주 주말에 진행된 무대인사 이벤트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극장을 찾은 팬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다양한 팬 서비스를 요구하는 팬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선 모습이 소셜미디어에서도 화제가 됐다.
“문화가 바뀐 줄 몰랐는데 직접 경험하니 좋더라고요. 배우로서는 뜻깊고 새롭기도 하고 좋았어요. 무대인사를 하다 보면 관객들 얼굴이 자세히 잘 보여요. 스케치북에 메시지를 써서 들고 계세요. 관객과 만남은 너무 좋았어요. 이렇게 영화를 오랜만에 한 것이 후회될 정도예요. 많이 만났으면 좋았겠다 싶어요. 영화는 기회가 닿는 대로 많이 하고 싶어요. 저는 일을 하면서 단 한 번도 의도하면서 한 적은 없어요. 좋은 작품과 연이 닿아서 해왔는데 흥행을 무시할 수는 없죠.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의미가 없어요. 이게 신중해지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편안하게 내려놓고 작품 선택을 하고 싶기도 한데 모르겠어요. 관객이 볼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해야 해서 조금 더 선택이 어려운 것 같아요.”
전지현은 ‘군체’를 통해 자신의 이름 석 자가 가진 브랜드 가치를 글로벌 무대에 보여주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녀가 앞으로 어떤 캐릭터로 전 세계 관객들을 찾아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해외는 계획이 없어요. 기회가 된다면 해외 작품을 시도하고 도전하고 싶긴 해요. 배우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어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에 공감해요. 그래서 지금은 한국 작품에 집중하고 싶어요.”
[사진 제공 = 쇼박스]
[비욘드포스트 유병철 기자 / news@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