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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법률] 양육 외면한 부모 상속 막는다...'상속권 상실' 올해 시행

이종균 기자

입력 2026-09-02 13:56

[비욘드포스트 이종균 기자] 오랫동안 자녀를 부양하지 않거나 연락을 끊었던 부모가 자녀 사망 후 상속을 요구하는 분쟁에서 해당 부모의 상속권 자체를 박탈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법도종합법률사무소는 개정 민법에 따라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학대 등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상속인에 대해 가정법원이 상속권 상실을 선고할 수 있다고 2일 밝혔다.
엄정숙 부동산 전문변호사/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부동산 전문변호사/법도종합법률사무소
이른바 '구하라법'으로 불리는 상속권 상실 제도는 올해 1월1일부터 시행됐다. 헌법재판소 결정일인 2024년 4월25일 이후 개시된 상속에도 적용된다.

상속권 상실이 확정되면 해당 상속인은 상속분뿐 아니라 유류분도 받을 수 없게 된다. 유언으로 재산을 받지 못한 상속인이 일정 비율의 재산을 요구하는 유류분반환청구도 할 수 없다는 의미다.

기존 민법상 상속결격 사유는 피상속인이나 선순위 상속인을 살해하거나 유언을 위조하는 등 제한적인 경우에 한정됐다. 장기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거나 부양을 외면했다는 이유만으로는 상속인 지위를 박탈하기 어려웠다.


예를 들어 한쪽 부모가 자녀를 홀로 양육하고 다른 부모는 20여년 동안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채 연락을 끊었다가 자녀 사망 후 법정상속분을 요구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개정법 시행 이후에는 다른 공동상속인이 가정법원에 해당 부모의 상속권 상실을 청구해 다툴 수 있다.

상속권 상실 사유에는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의 중대한 위반과 중대한 범죄행위, 학대 또는 그 밖의 심히 부당한 대우 등이 포함된다. 가정법원은 행위의 경위와 정도, 피상속인과 상속인의 관계 등을 종합해 상실 여부를 판단한다.

상속권 상실을 청구하려면 부양 방기 사실을 뒷받침할 자료 확보가 중요하다. 양육비 미지급 내역과 장기간 연락이 끊겼다는 사실을 확인할 자료, 가족관계 기록, 주변인 진술 등이 입증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상실 선고 전까지는 상대방의 상속인 지위가 유지되는 만큼 상속재산 처분 가능성이 있다면 별도의 보전 조치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미 유류분반환청구나 상속재산분할 심판이 진행 중인 경우에도 상속권 상실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엄정숙 법도종합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개정 민법 제1004조의2는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학대 등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상속인에 대해 가정법원이 상속권 상실을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며 "상속권을 상실하면 상속분은 물론 유류분도 함께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속권 상실 제도가 시행되면서 유류분 분쟁도 상속인 자격 자체를 다투는 단계로 확장되고 있다"며 "상속권 상실 청구를 검토한다면 부양 방기 사실을 입증할 자료를 먼저 확보하고 유류분·상속재산 분할 분쟁과 함께 대응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종균 기자 jklee.jay526@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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