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인들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인공지능이 등장하고 많은 분야가 타격을 입었지만 그 중에서 상담업계는 충격 그 자체입니다. 심리상담, 정신분석을 AI에 요청해봤더니 그럴 듯한 정도가 아니라 깜짝 놀랄 정도로 잘한다는 겁니다. 상담 전문가들도 AI가 해주는 상담효과를 어느 정도 인정하는 편입니다.
시간이나 장소의 제약 없이 언제든지 자신의 문제를 편하게 얘기 나눌 수 있는 건 AI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예약, 장소의 한계, 비싼 돈 다 필요 없이 자기가 필요할 때 언제 어디서든 묻고 답을 듣고 원하는 시간에 그만둘 수 있습니다. 대화를 이어가는 기술 역시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또 몸이 불편해 활동이 어려운 사람이나 낯선 환경에서 마음 붙일 곳이 없는 사람에게 든든한 말벗이 되기도 합니다. 이유는 사람들이 ‘안전하다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을 해도 소문내지 않고 무시하거나 비웃지도 않습니다. 언제나 내 편을 들어주고 관계 때문에 상처받아 본 사람일수록 AI를 상대하는 게 편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 지점에 함정이 있습니다. AI의 공감은 마음에서 우러난 것이 아닙니다.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고 지금 상황에서 가장 위로가 될 법한 말을 확률로 계산해 내놓은 것입니다. 공감을 흉내 낼 수는 있어도 진짜로 함께 기뻐하거나 슬퍼하진 못합니다. 게다가 AI는 ‘아니’라는 말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듣기 좋은 말만 해주는 사람 곁에 있으면 생각이 한쪽으로 굳어지고 현실의 사람들과 부대끼며 관계를 키워가는 능력을 기를 기회가 점점 사라집니다. 진짜 관계는 싸우고 화해하고 서로 달라서 부딪치며 봉합하는 과정에서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AI와 대화 또는 상담할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게 있습니다. 우선, AI의 위로는 ‘정교한 흉내’라는 사실입니다. AI가 ‘네 마음 충분히 이해해’라고 말할 때 이것이 계산된 문장이라는 것을 알면 마음가짐이 달라집니다. 다음은 AI를 진짜 관계를 위한 ‘준비 혹은 리허설’용으로 사용하면 도움이 됩니다. 친구에게 사과하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막막할 때, 발표를 앞두고 떨릴 때 AI와 미리 연습해 보는 것이 좋은 예입니다. 연습용으로 사용하고 반드시 실제 무대로 나아가야 합니다.
마지막은 AI는 이야기를 들어 주기는 해도 부모님이나 선생님처럼 안아주거나 책임져 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결국 ‘마음’까지 통째로 AI에 맡겨선 안 된다는 뜻입니다. AI는 메아리처럼 되돌아오는 거울과 같습니다. 거울은 나를 비춰 볼 때 쓸모가 있지만 거울 속에서 살 수는 없는 법입니다. ^^*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sglee640@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