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3.29(금)

복합체 형성 억제하는 타킷 항암제 개발 기대

국내 연구진이 자궁경부암과 두경부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암유발 원리를 새롭게 규명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질환표적구조연구센터 김승준·구본수 박사팀, 대사제어연구센터 이은우 박사팀이 자궁경부암과 두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의 암 유발 단백질이 인간 암 억제 단백질과 결합해 분해를 유도, 암을 일으킨다는 새로운 작용 원리를 규명해 냈다고 13일 밝혔다.

새로운 암 치료제 개발에 큰 기대가 되는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세계적 저널인 '플로스 바이올로지'(PLoS Biology) 7월 19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 Structural basis for recognition of the tumor suppressor protein PTPN14 by the oncoprotein E7 of human papillomavirus)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는 대표적인 암 유발 바이러스로 자궁경부암의 98%, 두경부암의 7%를 직접적으로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에 의한 자궁경부암 발병 흐름도. 신규 경로인 오른쪽 그림을 보면 바이러스 암 유발 단백질 E7이 세포 과다성장을 억제하는 인간 암 억제 단백질(PTPN14)와 결합해 분해를 유도, 자궁경부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2019,08.13(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바이러스에 의한 자궁경부암 발병 흐름도. 신규 경로인 오른쪽 그림을 보면 바이러스 암 유발 단백질 E7이 세포 과다성장을 억제하는 인간 암 억제 단백질(PTPN14)와 결합해 분해를 유도, 자궁경부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2019,08.13(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하지만 해당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은 상용화돼 있으나 아직까지 치료제는 개발되지 못해 발병 시 수술 및 방사능 치료에 의존하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인유두종 바이러스 유전체는 2종류의 암 유발 단백질(E6, E7)을 만들어 내고 이들 단백질은 인체 내 중요한 암 억제 단백질과 결합해 이들 단백질의 분해를 유도, 정상 세포의 암 변이 및 이상 생장을 유발한다.

현재 암 발병 과정에서 바이러스 암 유발 단백질(E7)의 역할 및 작용 기작은 많은 부분이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에 생명연구원 연구팀은 인유두종 바이러스에서 생성되는 암 유발 단백질 E7이 인간 암 억제 단백질과 직접적으로 강하게 결합해 단백질 복합체를 형성하는 것을 확인하고 해당 단백질 복합체의 고해상도 삼차구조를 최초로 규명했다.

또 정상 상피세포 및 자궁경부암 세포에서 해당 단백질 복합체 형성을 저해하면 암 억제 단백질의 분해, 세포 분화 차단, 세포 이상 증식 및 이동성 증대 등 암 유발 관련 특성들이 현저히 억제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로 바이러스 단백질 E7이 100여종의 유사 단백질 중에서 인간 암 억제 단백질에만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분자적 원리가 밝혀졌고 두 단백질이 결합하는 새로운 약물 목표 지점이 확인됐다.

연구책임자인 구본수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의한 새로운 암 유발의 작용원리를 밝히고 암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타킷을 제시한 것"이라며 "새로 발견된 단백질 복합체 형성 억제를 통해 자궁경부암 세포 변이 및 이상 증식을 효율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암 치료제 개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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