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꿈에서 꿈으로 이어진다
![[화제의 신간] 하재일 시집 "달마의 눈꺼풀"](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010191522040292146a9e4dd7f21814418485.jpg&nmt=30)
그런데 달마는 왜 눈꺼풀을 잘라 버린 것일까? 그것은 언제나 뜬눈으로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 아니겠는가. 깨어 있는 정신으로 살겠다는 의지. 하재일 시인은 이 일화를 가져와서 표제작을 썼고, 「시인의 말」에서도 이 일화를 활용하여 자신의 시 세계에 대해 응축적인 말을 남겨 놓았다.
“내가 스스로 베어 낸 눈꺼풀을/이제 아득한 별자리에 버리겠다”는 시인의 말. 시인에 따르면 그 “머나먼 우주”에 있는 “아득한 별자리”에는 ‘마이트레야(미륵)’ ‘혈액형’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한다.
먼 미래에서 도래할 부처인 미륵은 세상을 구원할 메시아와 같은 존재 아닌가. 그러한 구원의 피가 흐르는 곳이 저 “머나먼 우주”의 “아득한 별자리”라고 한다면, 그 ‘별자리’는 시인의 마음속 우주에 있는 것이기도 할 터이다. 미륵의 세상이 도래하는 구원에 대한 시인의 희구가 시인의 마음속 우주에 미륵의 ‘별자리’를 형성했을 것이기에. 시인은 자신이 자른 ‘눈꺼풀’을 그 ‘별자리’에 버린다. 그곳에서는 달마의 차나무와 같은 ‘나무-시’가 자라날 터, 그 나무의 이파리(시편들)의 모음이 이 시집이겠다. (이상 이성혁 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하재일 시인은 충청남도 보령에서 태어나 태안에서 자랐으며, 공주사범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84년 <불교사상>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아름다운 그늘> <타타르의 칼> <코딩> <동네 한 바퀴> <달마의 눈꺼풀>, 청소년시집 <처음엔 삐딱하게>(공저) 등을 썼다. <달마의 눈꺼풀>은 하재일 시인의 일곱 번째 신작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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