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2.06.28(화)

우주쓰레기 뿌리는 금속 대신 친환경 소재 개발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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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발사가 기대되는 종이 인공위성 [사진=테라스페이스 공식 홈페이지]
[비욘드포스트 김세혁 기자]
종이로 만든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이 조만간 발사를 목표로 제작이 한창이다. 일본의 인공위성 제조사와 제지업체가 협업한 ‘PAPER-SAT’는 우주개발에 있어 큰 걸림돌인 우주 쓰레기를 획기적으로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테라스페이스와 호쿠에츠는 최근 도쿄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2025년 발사를 목표로 종이 인공위성 ‘PAPER-SAT’을 제작 중이라고 전했다.

‘PAPER-SAT’은 일반적으로 위성 몸체 구성에 동원되는 알루미늄 등 금속을 배제했다. 대신 호쿠에츠가 개발한 셀룰로오스 나노파이버의 일종인 ‘리셀’이라는 물질을 사용한다. 셀룰로오스 나노파이버는 나무에서 추출한 섬유를 나노화한 친환경 소재다.

호쿠에츠에 따르면 리셀은 비록 목질 섬유, 즉 종이지만 강도는 일반 종이를 훨씬 능가한다. 성형성이 뛰어나 로켓 수납을 위한 변형이 자유롭다. 전파를 잘 투과해 우주 임무에서 필수인 통신용 안테나 수납도 얼마든 가능하다.

종이로 만든 위성의 최대 강점은 우주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인류는 지금까지 기상 관측이나 통신을 위해 수많은 위성을 지구 대기권에 쏘아 올렸다. 위성들은 수명을 다한 뒤 대기권에서 소멸할 때 알루미늄 등 금속제 파편을 우주 공간에 흩뿌린다. 이런 파편은 국제우주정거장(ISS)이나 우주 왕복선이 우주 공간에서 미션을 수행할 때도 발생한다.

금속이나 페인트 조각으로 이뤄지는 우주 쓰레기는 작을 경우 수천 분의 1㎜ 밖에 안 되지만 위력은 어마어마하다. 크기와 상관없이 지구 궤도를 시속 약 2만5200㎞ 이상으로 돌기 때문이다. 1초에 무려 7㎞를 날아간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이는 총알 속도의 약 10배다. 미세한 입자라도 비행사나 우주선에 닿는 순간 엄청난 피해를 주게 된다.

종이 같은 친환경 소재로 만든 위성은 이런 우주 쓰레기를 줄일 가장 적극적인 방법으로 평가된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지구 궤도 상의 위성은 줄잡아 6000개다. 그중 60%가 기능을 다하고 우주 쓰레기로 남았다. 현재 지구 궤도를 도는 우주 쓰레기는 약 1억3000만개다. 이를 흡입해 줄이는 1차적 노력도 필요하지만, 더 이상 쓰레기가 늘지 않도록 친환경 위성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앞으로 10년간 매년 990개의 위성이 발사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가능한 많은 위성의 몸체를 종이나 목재로 대체하려는 시도가 계속된다.

나무로 된 위성은 지난해 우주로 날아갔다. 핀란드 목재 업체 UPM 플라이우드가 위성 스타트업 아틱 아스트로너틱스 등과 협업해 나무 인공위성 ‘위사 우드샛(WISA WOODSAT)’을 지구 궤도에 발사했다. 이 위성은 혹한과 진공, 복사 등 우주 공간에서 목재 내구성을 테스트하는 원래 임무를 훌륭하게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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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재 몸체 안에 전자장비를 넣은 나무 인공위성 테스트기 [사진=교토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일본 쓰미토모임업은 교토대학교와 협력해 2023년 나무로 만든 인공위성을 공개할 계획이다. 양측은 단순한 나무 위성 제작에 그치지 않고 우주에서 쓰기 좋은 목재가 무엇인지 연구도 병행 중이다. 지구의 극한 환경에서 다양한 목재를 실험하고, 최종적으로 우주 공간에서 버틸 목재를 선별할 계획이다.

종이나 나무로 만든 위성은 지구로 재진입할 때 파편을 남기지 않고 타버린다. 유해 물질을 대기로 방출하는 일도 없다. 나무는 각종 전자 장비를 둘러싸는 외부 몸체로 사용되는데, 가볍고 강도가 뛰어나야 하는 것은 물론 열팽창이 심한 일반 나무의 단점을 보완해야 한다. 단순한 기술로는 친환경 소재의 위성을 완성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위성의 재료를 바꾸는 것과 함께 쓰레기 자체를 수거하는 노력도 활발하다. 영국은 청소기처럼 쓰레기를 흡입하는 엔드 오브 라이프 서비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러시아는 점성이 강한 거품으로 쓰레기를 수거하는 폼 브레이커스 캐처를 조만간 선보인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본사를 둔 하이퍼노바 스페이스 테크놀로지는 지난해 위성 파편 등 금속을 연료로 하는 플라스마 추진기를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다.

우주 개발을 핑계로 쓰레기를 멋대로 배출하는 행위도 근절돼야 한다. ISS는 지난해 3월 무려 2.9t에 달하는 쓰레기를 우주 공간에 배출, 비난을 받았다. 대기권에서 타 없어진다는 ISS 주장과 달리 일부 학자가 지구 추락까지 경고할 정도로 논란이 거셌다.

중국의 톈궁1호는 2012~2013년 우주 비행사를 태운 중국 최초의 프로토 타입 우주정거장으로 주목받았지만 말로는 비참했다. 버스와 맞먹는 크기의 톈궁1호는 기술적 결함으로 통제불능에 빠져 결국 2018년 4월 남태평양에 떨어졌다. 정확한 추락 위치조차 예측하지 못했고 지구 대기권에 진입하며 수많은 파편을 뿌렸다. 타다 남은 잔해는 남태평양에 떨어져 국제적으로 민폐를 끼쳤다.

zaragd@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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