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2.08.12(금)
center
케임브리지대학교 부속 병원 실습생들이 MR 시스템 '홀로 시나리오즈'로 가상환자를 보고 있다. [GigXR]
[비욘드포스트 김세혁 기자]
최근 영국 BBC에 등장한 MR 실습 현장은 사람들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케임브리지대학교 부속 아덴브룩스병원은 MR 기술을 활용한 ‘가상 환자’를 앞에 두고 학생들의 의료 실습을 진행했다.

가상으로 만들어진 환자들은 자상을 입고 고통스러워하거나 기침을 하다 호흡이 가빠지기도 했다. 일부는 교통사고를 당해 피를 철철 흘리며 실려 왔다. 모두 실제 사람의 질병이나 사고를 모델링한 덕에 실습생들은 진짜 의료현장에서 환자들을 받는 것처럼 긴장했다. 가짜 피에 가짜 환자라는 걸 알면서도 적절한 조치나 판단을 바로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아덴브룩스병원 의료 실습현장에 도입된 ‘홀로 시나리오즈(Holo Scenarios)’ 시스템의 핵심은 MR이다. ‘mixed reality’, 우리말로는 혼합현실 또는 복합현실로 풀이된다.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디바이스,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과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을 잇는 현실 구현 기술 중 하나다.

흔히 MR은 ‘mixed’라는 용어 때문에 AR과 VR의 결합으로 여겨진다. MR은 현실세계와 가상세계 양쪽에 절묘하게 걸쳐 구현되면서 뛰어난 몰입감과 현장감을 주는 게 목표다. 쉽게 말해 AR과 VR이 아닌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결합이다.

MR은 AR을 확장한 개념이며, 여기에 VR 요소를 결합해 완성된다. 전용 헤드업디스플레이를 착용하는 VR은 사용자에게 100% 가상세계를 선사한다. 몰입도 높은 체험이 가능하지만 현실세계와는 완전히 단절된다.

2010년 국내에 스마트폰이 도입되면서 대중에 익숙해진 AR은 현실세계에 디지털 정보를 덧씌워 보여준다. 초창기 AR 애플리케이션들은 지도상에 입체로 실제 약국 위치를 표시하는 등 신기한 경험을 선사했다. 다만 AR은 콘텐츠의 직접 조작까지 제공하지는 못한다.

center
MR을 이용하면 인체해부 모형이나 기증된 시신이 없어도 근육과 골격의 상세한 관찰이 가능하다. [GigXR]
MR은 현실세계를 기반으로 거기 투영된 디지털 정보를 사용자가 마음대로 조작한다. 덕분에 사용자들이 보다 현실감 넘치는 가상세계를 경험하게 해준다. 아덴브룩스병원의 ‘홀로 시나리오즈’ 같은 MR 시스템은 한 공간에서 여러 명이 참여해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다.

홀로그램 환자로 사람을 진료하는 시도에 의학계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아덴브룩스병원과 케임브리지대학교, 미국 스타트업 GigXR이 공동 개발한 ‘홀로 시나리오즈’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적절하게 융‧복합, 실시간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MR의 특성을 잘 살렸다. 이런 시스템은 의료계뿐 아니라 우주비행사나 항공기 조종사, 재난현장의 구조대원, 군인이나 경찰 등 모의훈련이 필수인 분야에서 위력을 발휘한다.

‘홀로 시나리오즈’만 봐도 학생들은 천식을 비롯해 장염, 폐렴, 호흡곤란, 고혈압 등을 앓는 다양한 환자들을 들여다보고 적절히 조치하며 의료 지식을 확장한다. 심장병과 신경 질환 등 까다로운 질병을 실습하기 위해서는 비용도 많이 들고 절차도 복잡하지만 MR 시뮬레이션이라면 문제 없다.

아찔한 고공훈련이 기본인 비행사들이나 자칫 생명이 위험한 재난현장 구조대원들도 MR 시스템이라며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다. 실제 훈련을 방불케 하는 현장감을 보장하기 때문에 학습 효율이 떨어질 일도 없다는 게 GigXR 설명이다.

GigXR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킹 라스먼은 “MR 시스템에 의한 변화는 이미 일상에서 시작됐다”며 “많은 사람들이 가상 모델을 실제 현장에서 접하는 MR만의 사용자 경험은 산업현장이나 운전면허시험 등 실생활 곳곳에 적용돼 인류를 보다 편리하게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zaragd@beyondpost.co.kr
<저작권자 © 비욘드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