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4.20(토)

파라과이 최초의 노인 대상 장기요양, 외래진료, 주간 돌봄 통합서비스 제공
매달 5,000명 이상의 취약계층 노인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

산토도밍고 노인 보건의료복지센터 전경
산토도밍고 노인 보건의료복지센터 전경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중남미 파라과이에서 최초의 통합 노인 돌봄 센터가 한국의 지원으로 설립되었다.

코이카(KOICA, 한국국제협력단)는 우리 정부 해외원조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8일(현지시각) 중남미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 ‘산토도밍고 노인 보건의료복지센터’가 문을 열었다고 10일 밝혔다. 파라과이 최초의 선진국형 통합 노인복지 돌봄 센터다.

파라과이는 1인당 국민소득이 5,400달러(2021, 세계은행)의 개발도상국으로, 최근 높은 경제 성장률에 힘입어 보건 상황이 개선되고 사회 인식 변화에 따라 합계출산율이 1970년대 5.7명에서 2020년대 2.4명으로 감소했다. 한편, 기대수명은 같은 기간 동안 65세에서 74세로 증가*해 2020년을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약 7%를 차지하는 고령화 사회에 접었다(세계은행 기준).

개발도상국은 통상 젊은 인구가 많아 풍부한 노동력이라는 경제적 이점을 가지고 있는데, 경제 성장 단계에서 고령 인구가 급격히 증가할 경우 성장이 한계에 부딪힐 수 있고 다수의 고령층이 빈곤층으로 내몰릴 위험이 있다.

더군다나 파라과이는 노인인구의 돌봄을 위한 국가 차원의 요양시설이나 간병인 등 장기요양을 위한 지원이 부족했고, 공공과 민간, 지역 간 의료기관의 서비스 격차가 커 취약계층 노인들이 적절한 돌봄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코이카는 파라과이 정부가 취약계층 노인을 대상으로 더 나은 보건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지원하는 개발원조(ODA)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2016년부터 파라과이 보건복지부(MSPyBs)와 협력해, 우리나라 노인복지 모델을 토대로 현지 맞춤형 노인복지 정책을 제언하고 노인 의료복지센터를 신축했다.

이번에 문을 연 산토도밍고 노인 보건의료복지센터는 외래진료, 주간 돌봄, 장기 요양 기능이 복합된 시설로 규모는 총면적 기준 약 2,000평(6,428㎡)에 달한다. 치과, 정신과 등 총 9개 과의 진료 시설을 갖췄고 매달 950회의 치료 세션을 제공할 수 있는 물리치료실과 방사선검사실, 병리검사실 등 시설도 들어선다.

병실은 58개로 장기요양이 필요한 노인 115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매달 약 5,000명 이상의 노인 방문객이 센터에서 의료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이카는 센터를 통해 노인질환 등으로 일상생활을 혼자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들의 간호, 진료 보조, 재활 서비스 지원 등 치료부터 요양까지 통합 돌봄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개소식에는 마리오 압도 베니테즈(Mario Abdo Benitez) 파라과이 대통령과 훌리오 보르바(Julio Borba) 보건부 장관, 우인식 주파라과이한국대사를 포함하여 주재국 정부 관계자 약 300여 명이 참석했다.

베니테즈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 노인복지를 위한 중요한 첫걸음을 내디뎠으며, 본 센터는 그동안 파라과이 의료복지시스템에서 소외된 취약계층 노인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젊은 세대가 진 빚을 갚는 것이다”라며, “한국 정부 및 코이카와 협력을 통해 앞으로 계속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보르바 보건부 장관은 “고령화 사회는 이미 전 세계적 추세이며, 이에 대비하여 노인을 위한 정책과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은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우인식 주파라과이한국대사는 “이미 고령화 사회를 겪은 한국의 노인복지 모델을 공유할 수 있어 영광이며, 앞으로 파라과이 정부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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