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4.03.28(목)
백내장수술, 늦으면 곤란한 이유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물건을 오래 사용하면 노후화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인체 역시 마찬가지인데 특히 눈은 노화 현상이 두드러지는 신체 부위로 꼽힌다. 실제로 안구 조직인 수정체의 경우 맑고 투명한 본연의 상태에서 퇴행성 변화를 겪으며 점차 얼룩이 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수정체에 혼탁이 발생해 나타나는 안구 질환이 바로 백내장이다.

백내장 발병 시 시야가 뿌옇게 변하는 임상적 양상이 두드러지는데 이와 함께 눈부심을 겪거나 사물이 흐리고 겹쳐 보일 수 있다. 얼룩이 진 수정체가 빛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해 정상적인 시야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력 변화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환자 개개인의 스케쥴이 바쁘다면 백내장 수술 계획을 잠시 미룰 수 있다. 문제는 백내장 치료 공백이 길어질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백내장을 단순 노화 현상으로 치부해 치료 자체를 아예 고려하지 않는다면 병증이 더욱 악화돼 실명까지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백내장은 수정체의 혼탁으로 발생하는 안질환이기 때문에 단순 약물 복용만으로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백내장 병증은 초기, 미숙, 성숙, 과숙 단계로 나뉘는데 전문의 1:1 상담 및 정밀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미숙 단계 이상을 넘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즉, 성숙 단계로 넘어가기 전 치료 타이밍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만약 치료 타이밍을 놓쳐 백내장 성숙·과숙 단계를 맞이했다면 안구 내 수정체 혼탁이 더욱 심해지고 조직 부피가 점차 커지며 딱딱해지는 현상을 일으킨다. 백내장 치료 시 혼탁해진 수정체를 초음파로 분쇄한 다음 흡수하는 과정인 초음파 유화술을 시행하는데 성숙, 과숙 단계에서 이러한 과정을 적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혼탁해진 수정체가 딱딱하게 변해 초음파로 흡입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노화된 수정체를 오래 방치하면 안구 내 염증이 나타나 포도막염 등의 추가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 수정체가 점차 부풀면서 안압이 상승해 시신경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백내장 치료 타이밍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다.

강남신세계안과 오재용 원장은 "백내장으로 혼탁해진 수정체를 치료하기 위해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고려할 수 있는데 근거리, 중간거리, 원거리 시력을 모두 확보하여 백내장 뿐 아니라 노안까지 개선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은 각막 주위를 미세하게 절개한 다음 혼탁해진 수정체를 초음파로 녹여 제거한 뒤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원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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