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
소변이 마렵지만 배출할 수 없는 안타까운 사례가 존재한다. 화장실에 가 아랫배에 힘을 주지만 소변이 한 방울도 나오지 않는 급성요폐 증상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급성요폐는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에 가도 전혀 배출되지 않는 이상 증세를 말한다. 보통 남성의 방광은 400~500cc의 소변을 담을 수 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요폐가 발생하면 부풀어 올라 심한 경우 1500cc 이상까지 늘어나기도 한다. 이처럼 방광 크기가 정상 대비 3배 이상 부풀면 아랫배가 볼록하고 탱탱하게 만져진다. 아울러 심한 통증도 경험하며 일상생활 속 불편을 느낀다.
급성요폐 증세는 보통 중장년층에게서 나타나는데 이는 노년층 주요 비뇨기 질환인 전립선비대증과 연관이 있다. 실제로 대한비뇨기과학회 자료에 따르면 남성 급성요폐 환자 10명 중 7명이 전립선비대증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비대증이란 명칭 그대로 전립선 크기가 정상보다 커지는 이상 증세를 말한다. 과도하게 커진 전립선이 요도를 압박하면서 소변 줄기가 약해지고 소변 보는 횟수가 증가하는 등 각종 배뇨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전립선에 의해 압박을 받은 요도가 제대로 이완되지 않는다면 급성요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감기약을 복용했을 경우 역시 급성요폐를 겪을 수 있다. 감기약에 포함된 항히스타민제, 교감신경흥분제 등이 방광근육의 수축력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소변이 나오는 길인 방광 입구와 전립선 평활근을 수축시켜 입구를 막아 요폐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심한 변비, 당뇨 등도 급성요폐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급성요폐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비뇨의학과에 내원하여 정밀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급성요폐 치료 시 가장 먼저 통증 경감을 위해 요도에 도뇨관을 밀어 넣어 인위적으로 소변을 배출시키는 응급 처치를 시행한다. 대개 급성요폐가 일어나면 방광근육, 점막 등이 손상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약 1~2주 정도 도뇨관을 삽입한 채 방광이 다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골드만비뇨의학과 강남점 이민종 원장은 "전립선비대증을 겪고 있는 상태에서 감기약을 복용해야 할 경우 반드시 비뇨의학과 의료진과 상담을 해야 한다."며 "아울러 이뇨 작용이 있는 카페인 음료, 알코올 등의 섭취를 자제하고 소변을 억지로 참지 말아야 하며 요의를 느낀다면 바로 소변을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sglee640@beyond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