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서울광역본부 서비스안전부 류재신 차장

특히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국무회의에서 “산업재해를 줄이지 못하면 직을 걸겠다”고 발언하며, 강력한 현장 단속과 예방활동 강화를 약속했다.

이는 단순한 법·제도 강화만으로는 현장의 실제 위험을 충분히 통제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서울지역은 타 지역과 달리 건물관리업이 재해가 다발하는 대표적인 고위험업종이다.
건물관리업의 주요작업인 청소·경비·시설관리 등은 일상적이고 단순업무로 보일수 있으나 실제로는 고소작업 중 추락, 전기설비 점검 중 감전, 미끄러운 바닥에서의 낙상 및 화학약품 취급에 따른 질환 등 다양한 위험이 상존한다.
2024년 서울권역·강원도의 건물관리업종에서는 1000명 이상의 재해자가 발생했고, 더욱이 고령 근로자와 하청·파견 등 간접고용이 많아 ▲안전교육의 형식화 ▲노후 장비 및 작업환경 개선 소홀 ▲소극적 위험관리등 구조적 한계가 복합적으로 존재한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현장에서는 예방 중심의 안전관리보다는, 사고 발생 후 사후조치에 의존하는 문화가 고착화되고 있다. 그 결과, 유사 재해가 반복되며 ‘안전 사각지대’가 해소되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건물관리업 안전, 이제는 ‘실질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실질적 대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기술적 접근 강화
법정 안전조치의 실시와 더불어, 정기적 점검 및 유지관리,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위험알림, 스마트 보호구 등 최신 기술을 현장에 적극 도입해야 한다. 정부의 ‘스마트 안전장비 보급 확대’ 정책과 연계해 현장 위험요소를 사전에 감지·차단하는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둘째, 시스템적 접근–안전보건경영시스템(KOSHA-MS) 도입과 내실화
단지 점검표를 채우는 형식적 절차를 넘어서, 작업자의 의견을 반영한 실질적 안전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OHSMS(안전보건경영시스템)는 경영자가 안전보건 방침을 선포하고, 계획(plan)-실행(do)-점검(check)-개선(action)의 사이클을 통해 위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안전보건공단에서 운영 중인 안전보건영시스템(KOSHA-MS)은 국제표준(ISO 45001)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설계돼 있어, 사업장 안전관리의 효율화에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도전해 볼만하다.
하지만 아무리 매뉴얼이 있어도 현장에서 작동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실제 작업특성에 맞게 작동하도록 현장 실행력 확보가 중요하다.
미국 DOE(Department of Energy)는 “위험은 살아 있는 생물처럼 움직인다”고 표현하며, 매뉴얼대로 실행되지 않는 조직은 “표류 중”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셋째, 안전문화 생활화
재해를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일회성 캠페인이 아니라, 일상에서 행동하는 안전문화가 뿌리내려야 한다. 조기 안전교육 강화(어린이·청소년 안전교육), 현장 내 위험요소 공유, 선제적 안전행동에 대한 보상 등 조직 전체가 함께 실천하는 문화가 중요하다.
결국, 건물관리업에서 안전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기본이다. 현장 중심의 실효성 있는 정책과 실천, 그리고 생활화된 안전문화가 정착될 때, 산업재해를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다. 정부와 사업장 모두가 구조적 한계를 인식하고, 실행력 있는 변화에 집중해야 할 때이다.
신용승 기자 credit_v@beyond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