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수는 끝이 막힌 좁고 긴 관 구조로 내부가 막히면 쉽게 염증이 발생한다. 가장 흔한 원인은 충수 주변 림프조직의 과증식이며 이외에도 딱딱한 변(분변 결석), 이물질, 염증성 협착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급성 충수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복통이다. 초기에는 배꼽 주위나 상복부에서 막연하게 시작된 통증이 시간이 지나면서 우측 하복부로 이동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와 함께 식욕부진, 메스꺼움, 구토, 미열 등이 동반될 수 있으며 특히 우측 하복부를 눌렀다가 뗄 때 통증이 심해지는 반발통이 나타난다면 충수염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모든 환자가 전형적인 증상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여성, 소아, 고령 환자에서는 통증 부위가 불명확하거나 비특이적인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어 혈액검사·복부 초음파·CT 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충수염을 방치하면 염증이 진행되어 충수가 파열(천공)될 수 있다. 이 경우 복막염, 복강 내 농양, 장폐색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고령자나 면역력이 약한 환자에서는 패혈증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따라서 조기 진단과 신속한 수술이 치료 성패를 가른다.
급성 충수염의 표준 치료는 충수절제술이며 대부분 복강경 수술로 시행된다. 복강경 수술은 작은 절개창을 통해 카메라와 수술기구를 삽입해 충수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개복수술에 비해 통증과 출혈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흉터도 최소화되는 장점이 있다.
신촌연세병원 외과 오세휘 과장은 “일반적인 소화불량이나 복통은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되지만 급성 충수염은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며 “복통이 오른쪽 아랫배로 이동하거나 발열·오심이 동반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급성 충수염은 뚜렷한 예방법이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증상 발생 시 조기에 진단하고 신속히 수술하는 것이 합병증을 막고 회복을 앞당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이어 신촌연세병원 외과 오세휘 과장은 “급성 충수염은 적절한 시기에 수술하면 대부분 예후가 매우 좋다”며 “평소와 다른 복통이 지속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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