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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엔, 2025년 ‘안정 속 전환의 해’

양재준 기자

입력 2025-12-30 12:50

교과서로 체력을 지키고 디지털로 방향을 튼 한 해… 2026년은 전략의 선택이 관건

미래엔 2024년 ~ 2025년 1분기 재무 및 사업 구조 분석 - 에듀모닝
미래엔 2024년 ~ 2025년 1분기 재무 및 사업 구조 분석 - 에듀모닝
[비욘드포스트 양재준 기자] 교육·AI·에듀테크 산업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에듀모닝랩(Edumorning Lab)은 「미래엔 2024~2025년 1분기 재무 및 사업 구조 분석」 리포트와 2025년 연간 사업 흐름을 종합 검토한 결과, 미래엔이 2025년을 교과서 기반의 안정적 수익 구조를 유지하면서 디지털·AI 전환을 본격화한 ‘전략적 과도기’의 해로 마무리했다고 평가했다.

미래엔의 2025년은 외형 성장과 수익성 둔화가 동시에 나타난 해였다. 2024년 기준 매출은 약 2,254억 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고, 2025년 1분기에는 매출 736억 원, 영업이익 73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실적 개선이 확인됐다. 이는 국정·검정 교과서 납품 구조에 기반한 안정적인 수주 체계가 여전히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교과서 사업은 경기 변동과 무관하게 반복되는 수요 구조를 갖고 있어, 2025년에도 미래엔 전체 실적의 ‘안전판’ 역할을 수행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수익성 측면에서는 분명한 부담이 드러났다. 2024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하락했으며, 이는 AI 디지털 교과서와 디지털 학습 플랫폼 ‘초코(Choco)’ 개발을 중심으로 연구개발비와 판관비가 크게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에듀모닝랩은 이를 두고 “미래엔은 2025년에도 이익 극대화보다 전환 비용을 감수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평가했다.

사업 구조 측면에서 2025년 미래엔은 여전히 제품제작매출 중심 기업이었다. 교과서·참고서·출판 콘텐츠를 포함한 제품제작매출이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특히 참고서와 브랜드 시리즈 콘텐츠는 학부모·학생 대상 B2C 시장에서 안정적인 판매 흐름을 유지했다. ‘하루 한 장’, ‘초코’ 시리즈 등 브랜드화된 학습 콘텐츠는 미래엔이 전통 교과서 기업을 넘어 ‘교육 콘텐츠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동시에 미래엔은 2025년을 디지털 전환 전략의 분기점으로 삼았다. AI 기반 디지털 교과서와 맞춤형 학습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신사업은 기술적으로는 상당한 진전을 이뤘지만, 정책 환경이라는 변수에 직면했다. AI 디지털 교과서의 법적 지위가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재정의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공교육 의무 채택을 전제로 한 성장 시나리오는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에듀모닝랩은 “미래엔의 디지털 전략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정책 리스크에 의해 속도가 조절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재무 구조 측면에서는 미래엔의 보수적 경영 기조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미래엔은 2025년에도 무차입 기조와 낮은 부채비율을 유지하며 외형상 매우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보였다. 다만 교과서 납품 시기에 따라 현금흐름이 크게 출렁이는 구조적 특성은 여전히 존재했다. 2025년 1분기에는 납품 대금 회수 효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됐지만, 이는 계절적 요인의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연간 기준의 안정적 현금 창출력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에듀모닝랩은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2026년을 미래엔에게 ‘안정 위에서 방향을 결정해야 하는 해’로 규정했다. 2026년에는 교과서 중심의 전통 사업이 계속해서 실적을 방어하겠지만, 기업의 중장기 가치는 디지털·AI 사업의 수익화 가능성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디지털 교과서 이후의 대안 성장 축을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2026년에는 미래엔의 다각화 전략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완구, 교육서비스 등 계열사별 성과 격차가 뚜렷한 상황에서, 그룹 차원의 자원 배분과 리스크 관리 역량이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듀모닝랩은 “무차입과 저부채라는 강점은 유지하되, 투자 효율성과 현금흐름의 질을 동시에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에듀모닝랩은 미래엔의 최근 흐름을 이렇게 정리했다. 2024년은 디지털 전환을 위한 준비의 해였고, 2025년은 그 준비를 실행에 옮긴 해였으며, 2026년은 그 실행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증명해야 하는 해다. 미래엔이 대한민국 대표 교과서 기업을 넘어 지속 가능한 교육 콘텐츠·플랫폼 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바로 이 선택의 결과에 달려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재준 기자 news@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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