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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촬영, ‘찍는 순간’부터 범죄가 됩니다

입력 2026-03-05 12:48

강천규 변호사
강천규 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무단촬영 사건은 특정 장소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 주변의 일상 공간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가해자가 “얼굴이 나오지 않았다”, “장난이었다”, “저장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사례도 있으나, 법적 판단 기준은 촬영의 대상과 방법, 그리고 피해자의 동의 여부에 있다. 동의 없이 신체를 촬영한 행위는 그 자체로 구성요건 해당성이 인정되며 촬영물을 보관하지 않았더라도 형사책임이 발생한다.

무단촬영은 통상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에 해당한다. 핵심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를 촬영했는지에 있다. 적용 대상은 노골적인 나체 촬영에 한정되지 않는다. 특정 신체 부위를 의도적으로 확대 촬영하거나, 속옷이나 신체 윤곽이 드러나는 장면, 치마 아래를 촬영하는 행위 등 상황 자체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다면 구성요건에 해당할 수 있다. 동의 없이 은밀하게 촬영한 사실이 인정될 경우 촬영물의 보관 여부와 무관하게 행위 자체로 형사책임이 문제 된다.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 “유포하지 않았으니 괜찮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동의 없는 촬영 행위만으로도 범죄가 성립하며 이후 반포·판매·전송·공개 행위가 추가되면 더욱 높은 형이 선고될 수 있다. 단체 대화방에 공유하거나 지인에게 보여주는 행위, 메신저 전송, 클라우드 업로드 등도 전파 가능성이 인정되면 ‘유포’로 평가될 수 있다. 설령 사후에 삭제했다 하더라도, 상대방이 이미 파일을 보관하고 있거나 복구 및 전송 기록이 확인될 경우 형사책임이 소멸되지 않는다.

수사 단계에서는 디지털 흔적이 핵심 증거로 작용한다. 촬영 파일의 생성 시각과 저장 경로, 휴대전화 갤러리 및 최근 삭제 항목, 클라우드 동기화 내역, 메신저 전송 기록, 현장 CCTV 동선 등이 종합적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자료가 결합되면 “우발적으로 촬영되었다”는 해명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아울러 동일·유사 행위의 반복, 특정 장소를 사전에 선택한 정황, 피해자 식별 가능성이 높은 촬영 방식 등이 확인될 경우 계획성과 범행의 위험성이 높게 평가될 수 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초기 단계에서의 증거 보존과 확산 차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촬영이 의심되는 장소와 시간, 가해자의 인상착의 등 구체적 정황을 즉시 기록해두고, 주변 CCTV 확보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유포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면 삭제 요청 및 차단 조치를 진행함과 동시에 수사기관 신고를 병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한편 가해 혐의로 조사를 받는 경우에는 즉흥적 해명이나 감정적 연락을 반복하기보다, 촬영 경위와 파일 존재 여부, 전송 여부 등을 객관적으로 정리해 초기 진술을 신중히 구성할 필요가 있다.

법무법인 성지파트너스 강천규 대표변호사는 “무단촬영은 촬영 사실이 드러나는 것만으로도 피해자에게 심각한 공포와 수치심을 초래하는 범죄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동의 없는 촬영 행위 자체만으로도 형사처벌 대상이 되며, 여기에 유포 행위가 경합될 경우 책임의 정도는 더욱 중하게 판단된다.”며 “피해자라면 초기 증거 확보와 확산 차단이 핵심이고, 피의자라면 섣부른 해명이나 연락으로 상황을 악화시키기보다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해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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