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준호 감독의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기생충’을 통해 명실상부 스타 연기자로 거듭난 최우식과 박소담이 전 국민적인 관심을 받게 되면서, 두 사람이 과거 출연했던 ‘숨은 명작’들이 영화팬들 사이에 다시 소환되고 있다.
월정액VOD 스트리밍 서비스인왓챠플레이(대표 박태훈)는 영화 ‘기생충’이 흥행하면서, 이 영화의 주요 역할을 맡은 배우 최우식과 박소담의 과거 출연작들의 시청도 최근 들어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11일 밝혔다. 두 사람이 과거 주연을 맡았지만 관객의 큰 관심을 받지는 못했던 작은 영화들이 최근에야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김태용 감독이 연출하고, 주연을 맡은 최우식에게는 각종 영화제 신인상을 안겨준 독립영화 ‘거인(2014)’의6월 첫 주(6월3~9일) 왓챠플레이 누적 시청분수는 한달 전인 5월 첫 주(5월6~12일)보다 12.5배나 오르면서, 인기 작품 중 하나로 떠올랐다. 스스로 고아가 된 소년 ‘영재’의 처절한 성장드라마다.
박소담이 주연을 맡은 영화 ‘설행_눈길을 걷다(2015)’ 역시 한달 전보다 주간 시청 분수가 10.3배 증가하며 영화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영화에서 박소담은 요양원을 찾은 알콜중독자의 치유를 돕는 신비로운 수녀 역할을 맡았다.
두 작품의 개봉 당시 성적은 각각2만4천명, 6천명에 불과하지만, ‘거인’은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과 신인남우상을 수상하고, ‘설행’은 독립영화상인 들꽃영화상 조연상을 수상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작은 분량임에도 두 사람의 연기를 보기 위해 과거 출연작을 찾는 이들도 크게 늘었다. 최우식이 조연으로 출연했던‘빅매치(2014)’의 6월 첫 주 시청분수는 한달 전보다 3.5배나 증가했다. 겉으로는 착한 효자지만 내면에 잔혹함을 숨기고 있는 남치호란 인물을 연기한 ‘궁합’(2018) 역시 같은 기간 시청분수가 2.6배 증가했고, 우정출연한 ‘골든슬럼버’(2017)는2.2배 증가했다.
박소담의 전작 역시 최우식 못지 않은 인기 몰이 중이다. 폐병을 앓는 주인공 박보영을 아껴주던 급장 주란 역으로 출연했던 미스터리 영화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2015)’의 6월 첫 주 누적 시청분수는 한달 전보다 3배나 증가했다. 유아인에게 봉변을 당하는 신인배우 역할을 맡았던 ‘베테랑(2015)’은 안 그래도 왓챠플레이의 인기 컨텐츠 중 하나였음에도 시청분수가 한달 전보다 2.6배나 증가했다. 귀신 들린 소녀 역할을 맡아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검은사제들(2015)’은 2.6배 증가했고, 영조의 총애를 받는 후궁 역으로 등장해 송강호와 호흡을 맞췄던 ‘사도(2014)’는 주간 시청분수가 한달 전보다 2.3배 늘었다.
영화 ‘기생충’에서 전원 백수 가족의 남매로 출연해 극의 전개를 이끌어가는 핵심 역할을 맡았던 최우식과 박소담은 기생충 이전까지는 작은 영화의 주연을 맡거나 아니면 상업영화에 주로 조연급으로 출연했다. 최우식이 ‘기생충’ 제작발표회 당시 송강호, 이선균 등 대선배들 앞에서 분량이 많아졌다고 자랑하는 풋풋한 모습을 보이며 ‘분량 요정’이란 별명도 얻게 된 것 역시 그런 이유에서였다.
김상호 기자 ksh@beyondpo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