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욘드포스트 이지율기자] 맥주업체 국내 1위인 오비맥주가 세계 최대 맥주회사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인베브)에 팔린 지 5년 만에 인수합병(M&A) 시장에 다시 매물로 나온것으로 알려졌다. 예상 거래가는 9조원 안팎으로 거래가 성사될 경우 국내 M&A 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될 전망이다.
29일 한국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AB인베브는 외국계 증권사들을 통해 롯데 신세계 등 국내 유통 대기업과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오비맥주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공개적인 매각 절차를 밟기보다 관심 있는 인수 후보들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아 매각을 결정하는 방식”이라며 “매각이 여의치 않으면 오비맥주가 포함된 아시아사업부 상장(IPO)을 다시 시도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AB인베브는 2016년 세계 2위 맥주업체 사브밀러를 인수한 영향으로 지난해 말 차입금이 1060억달러(약 124조원)로 불어났다. 이에 한국 중국 호주 등 아시아사업부를 홍콩증시에 상장해 빚을 줄일 계획이었지만 이달 중순 시장 상황을 이유로 IPO를 철회했다. 이후 일본 아사히그룹홀딩스가 AB인베브의 호주 자회사 칼튼앤드유나이티드브루어리스(CUM)를 비싼 값(113억달러·약 13조3000억원)에 인수하자 오비맥주도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주류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오비맥주 매각설이 돌았다. AB인베브는 그동안 오비맥주 영업망을 통해 버드와이저, 스텔라 아르투아, 호가든, 코로나 등 자사 보유 해외 맥주 브랜드를 국내 맥주 시장에 안착시켰다. 2015년 3700억원, 2018년 3450억원 등 배당을 통해 7150억원을 본사로 가져갔다. 그 사이 오비맥주 실적도 크게 개선돼 상당한 매각 차익을 덤으로 거둘 수 있다는 점도 매각설에 일조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매출 1조6981억원에 영업이익 5145억원을 기록했다.
인수후보로는 롯데, 신세계 같은 대형 유통기업과 KKR, MBK파트너스 등 국내외 대형 PEF가 거론된다. 롯데는 자체 맥주 브랜드인 클라우드가 정체상태여서 국내 점유율이 60%에 달하는 오비맥주에 관심을 가질 대기업으로 꼽힌다. 소주 브랜드(푸른밤)를 가진 신세계도 맥주시장 진입에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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