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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규 일진 회장, 승계 위해 일감 190억 몰아준 몸통계열사…공정위 타깃되나

강기성 기자

입력 2019-09-05 13:00

2010년 5월 금융업에서 물류업으로
일진전기 내부거래 190억원 몰아줘

(사진=일진그룹) 허진규 일진 회장과 허정석 일진홀딩스 부회장
(사진=일진그룹) 허진규 일진 회장과 허정석 일진홀딩스 부회장
[비욘드포스트 강기성 기자] 대기업에 이어 중견기업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내부거래 규제가 속도를 낼 전망인 가운데, 자산규모 3조원대의 중견 B2B 알짜 기업들을 거느린 일진그룹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일진파트너스는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약 190억원의 매출을 계열사 일진전기를 통해 만들어 왔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일진파트너스 매출은 2017년(85억원)-2016년(119억원)-2015(88억원)-2014(139억원) 등 총 190억원 이상이 일진전기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이뤄졌다.

일진파트너스는 허진규 회장의 장남인 허정석 부회장 소유의 회사다. 승계의 몸통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승계축이 되는 회사가 그렇듯 일진파트너스는 내부거래를 통해 몸집을 키워왔다. 내부거래는 일진전기는 초·중고압전선 등 전선과 개폐기·변압기 등 전력기기를 제조·판매하는데, 일진파트너스가 이의 물류운송을 주선하는 방식이었다. 공정위가 급식, 시스템통합(SI), 물류 분야에 대해 일감몰아주기를 규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 맞물린다.

이 회사는 본래 물류회사가 아니었다. 회사는 2010년 5월 팩토리금융업에서 국제물류주선업 및 복합운송주선업으로 업종을 변경하면서부터 일진전기의 일감을 받기 시작했다. 지분이 ‘0’이었던 허 부회장은 2006년 일진파트너스 지분을 69.1%로 늘렸고, 2007년에는 100%를 보유하게 됐다. 이어 허 부회장은 2011년 7월 허 회장이 물러나면서 일진파트너스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사진=금융감독원전자공시) 일진파트너스 일진전기 내부거래 규모
(사진=금융감독원전자공시) 일진파트너스 일진전기 내부거래 규모

규모를 키운 일진파트너스는 2013년 일진홀딩스 허 회장 지분 15.27%를 모두 매입했는데, 이는 허진규 회장이 파트너스에 홀딩스 지분을 넘기는 형태로 재산을 상속한 것으로 파악한다. 즉, 일진파트너스는 허 회장이 내놓은 지분을 일진홀딩스를 거쳐 간접적으로 매입한 셈이다. 결국 일진파트너스는 해당 15.27%과 기존 지분율 9.37%를 합한 24.64%를 보유해 일진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올랐고 허 부회장이 그룹 지배구조의 한 축을 담당하게끔 했다.

한편 허 회장은 2남 2녀를 두고 있는데, 현재 사실상 승계구도는 마무리됐다. 지주사 일진홀딩스는 일진전기, 일진다이아, 알피니어, 아이텍, 등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데 장남 허정석(29.1%)이 맡고, 이어 차남 허재명 쪽에서는 일진머티리얼즈 사업 승계가 이뤄질 전망이다. 차남 허재명이 보유한 일지머티리얼즈 지분은 53.3%다. 이 밖에 장녀 허세경씨는 일진반도체를 받았고, 차녀 허승은씨는 남편과 함께 일진자동차를 물려받았다. 향후 허씨 일가간 계열분리 전망도 나온다.

공정위는 지난 3월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하며 자산 2조~5조에 해당하는 중견그룹의 내부거래 행위를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상은 5조이상 자산 규모의 재벌기업과 마찬가지로 급식, 시스템통합(SI), 물류 분야다. 단 중견기업에는 공정거래법의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를 적용할 수 없지만, 부당거래를 제재할 수 있다. 공정위는 조사 결과에 따라 과징금 부과, 검찰 고발 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중견기업의 내부거래는 아직 공시사항이 아니다”라면서 “공정위가 직접 조사를 개시한 다음에야 위법사항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성 비욘드포스트 기자 news@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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