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딘가 어수룩해 보이는 철수의 과거 이야기가 드러나고, 진한 부성애가 더해지면서 감동은 배가 된다.
어린아이 같은 철수의 순수함은 관객을 웃게 하고, 극이 클라이맥스에 도달하면서 먹먹함을 쏟아낸다.
예능, 라디오, 패션 매거진 커버 장식 등 열띤 홍보를 이어간 바 있는 차승원은 이번 라디오 생방송 출연을 통해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과 친근한 매력으로 청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힘을 내요, 미스터 리'에서 박해준이 맡은 영수는 물가에 내놓은 아이 같은 형 철수(차승원 분)를 자나 깨나 걱정하는 동생이다.
아내에게 혼나고 딸에게도 위엄이 서지 않는 철없는 가장이지만, 형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최고다.
차승원이 우월한 기럭지와 멋진 비주얼을 내려놓고 온몸을 불태운 것도 주목된다.
오랫동안 트레이드마크로 길렀던 콧수염을 과감히 밀어버렸다.
컬이 살아있는 롤펌 헤어와 늘어난 흰 티셔츠는 외향적인 완벽함을 다소 누그러뜨린다.
터질 듯한 이두박근을 과하게 자랑하고, 어눌한 말투는 다소 거침없고 솔직해 보인다.
철수의 행동은 죽음의 경계를 넘어온 남자이기에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자기 것을 지키고, 사랑하는 이를 두 번 다시 잃지 않기 위한 애정 표현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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