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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재무개선차 호텔매각하려다 경영권 분쟁까지

강기성 기자

입력 2019-12-30 10:37

한진그룹 조원태-조현아 대립
조원태 호텔사업 매각…조현아 반발
내년 3월 주총 앞두고 경영권 분쟁까지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비욘드포스트 강기성 기자] 한진칼 경영권을 놓고 한진그룹 ‘남매의 난’이 본격화된 가운데 조원태 한진칼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양측의 힘겨루기거나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 및 가족단합이냐를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회장이 재무구조개선을 위해 호텔 매각 사업을 본격화하자 조현아 전 부사장이 발끈한 것이 사건의 발단인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조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고 조양호 회장의 유훈을 놓고 조 회장과 엇갈린 해석을 하고 있어 당분간 ‘남매의 난’이 수그러지긴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진칼의 내년 주주총회는 3월이다.

앞서 4월 12일 조원태 회장은 고 조양호 회장의 시신을 운구한 항공기에서 내리며 유언에 대해 “가족들과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고 하셨다”라고 전했고, 지난달 뉴욕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도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충실하기로 세명이 이 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그룹 총괄은 조원태 회장이, 칼호텔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한 호텔 관련 업무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진에어와 마케팅은 조현민 전무가 각각 나눠 맡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조 회장이 선친의 뒤를 이어 그룹을 총괄하고, 막내 조 전무가 ‘물컵 갑질’ 사건 14개월만에 한진 칼 전무로 복귀한 것과 달리 장녀 조 전 부사장은 여전히 경영 일선에 물러나 잇다.

전달 정기임원인사에 조 전 부사장은 이름이 없었고, 조 회장은 우기흥 대한항공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인명하는 등 자신의 측근으로 ‘물갈이’ 이사를 단행했다.

또한, 조 전 부사장이 맡았던 기내식기판 사업본부 임원 등 조 전부사장의 측근들은 교체대상명당에 올랐고, 조 전 부사장의 입지도 그만큼 좁아졌다.

특히 누나의 경영 복귀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 온 조 회장이 조 전 부사장이 애착을 가진 호텔 사업마저 정리하려고 하면서 갈등이 본격화됐다.

조 전 부사장은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 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작심하고 칼을 빼 들고 나섰다.

(사진=대한항공)
(사진=대한항공)
내년 3월 주총을 앞둔 상황에서 한진칼의 지분은 다음과 같다.

지난 23일 기준 조원태(6.52%), 조현아(6.49%), 조현민(6.47%) 이명희(5.31%), 재단 및 특수관계인(4.15%), KCGI(17.29%), 델타항공(10%), 반도건설(6.28%), 국민연금(4.11%), 외국인 등 기타(33.38%)이다.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의 한진칼 지분은 각각 6.52%와 6.49%로 0.03%포인트 차이에 불과한 데다 끊임없이 총수 일가의 경영권을 위협해 온 KCGI는 지분율을 17.29%로 끌어올린 상태다.

아울러 '캐스팅보트'를 쥔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지분율 5.31%)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의 선택도 변수다.

한진칼의 주요 주주인 델타항공(10.00%)과 반도건설(6.28%)은 그룹 우호 지분으로 여겨지지만, 남매 중 누구에게 우군으로 작용할지는 알 수 없다.

최근에는 조 회장이 25일 서울 평창동에 있는 이 고문의 자택을 찾아 조 전 부사장의 ‘반기’를 두고 이 고문과 언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화병 등이 꺠져 이 고문이 경미한 상처를 입는 소동이 벌어진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이 고문도 아들의 독자적인 경영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으며, 큰 딸의 ‘반기’에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이 아니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조원태 회장의 입장에서는 우호 지분의 이탈을 막고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누나와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결국 주총 전에 누나를 경영에 복귀시키고 가족 간의 단합을 꾀하는 모양새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강기성 비욘드포스트 기자 news@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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