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우리카드는 자사 카드를 장기간 미사용하고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광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내용은 코로나19로 위축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지급하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우리카드로 신청하면 스타벅스 쿠폰 4매를 증정한다는 것이다. 기간은 긴급재난지원금 카드 신청일인 오는 11일부터 31일까지다.
우리카드는 이 광고 문자를 장기간 우리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카드휴면고객을 대상으로 발송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은 11일부터 카드사를 통해 온라인 신청이 가능하다. 4인 가구 기준으로 100만원을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포인트 방식으로 지급하게 된다. 사용을 하면 금액이 차감되는 구조다.
휴면카드고객에게 이런 광고 문자를 발송한 것은 12조2000억원 규모의 재난기금 예산에서 카드 사용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카드 사용에서 발생하는 거래수수료 및 재난지원금 외 카드 사용까지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어 사실상 매출에 큰 도움이 된다.
과거 IMF 당시 부도가 난 LG카드(현 신한카드)를 회생시키기 위해 공무원 복지카드를 신한카드를 발급해 지원한 것과 같은 마케팅이다. 정부 지원금을 사용하다 보면 전액 소진을 위해 카드를 더 쓰게 되고 자연스럽게 주거래 카드가 된다.
금융권이 상품 출시 등과 관련해서 스타벅스 쿠폰 경품은 매우 자주 진행하는 방식이다. 1300개가 넘는 스타벅스 매장은 고객 선호가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쿠폰을 4장이나 지급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만큼 휴면카드 사용자의 수요가 급하다는 방증이다.
앞선 지자체 재난기본소득 신청 때에도 우리카드는 유사한 방식으로 마케팅을 진행했다. 당시에는 추첨을 통해 스타벅스 쿠폰을 지급했다. 이때에도 맘카페 등 커뮤니티를 통해 이벤트 사실이 공유되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우리카드의 마케팅은 도를 넘어섰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국이 긴급재난지원금 카드지급과 관련 업무협약을 하면서 이번 재난지원금을 카드사 시장점율율 확대를 위한 마케팅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기 때문이다. 재난지원금의 본래 취지를 고려해서 이를 마케팅의 기회로 삼지 말라는 경고다. 이에 타 카드사의 경우 준비했던 마케팅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스타벅스 쿠폰 마케팅이 우리카드 사용 전체고객을 대상으로 한 추첨방식이 아니라 휴면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란 점에서 기존 고객을 차별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gbat053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