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근로복지공단 방문 산재신청
서씨, ”오리온 다닐 곳이 아니다“유서
오리온, "회사는 연관성 없다, 동기는 다른 데"

서울 영등포구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 앞에서 오리온 익산공장에서 근무하다 죽음을 맞이한 한 20대 여성의 어머니가 절규했다.
10일 오전 ‘오리온 익산공장 청년노동자 추모와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모임’은 지난 3월 17일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서모(22)씨의 죽음이 직장내 괴롭힘을 견디지 못한 사망사건이라며 근로복지 공단에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고인의 어머니 하모씨는 “제 딸은 고등학교 졸업 후 계약직으로 오리온에 취업해 3개월 후 정직원이 됐다”면서 “돈 많이 벌어 멋진 딸이 되겠다던 딸은 2년이라는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진실이 (딸이) 세상을 떠난 지 3개월이 지나도록 밝혀지지 았았다”면서 “딸이 오리온은 다닐 곳이 아니라고 유서에 쓰기도 했는데 (정작) 오리온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라고 성토했다.
시민사회모임에 따르면 지난 3월 17일 오리온 익산공장에서 일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서씨는 사망 전 직장내 괴롭힘 등을 호소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사회모임은 “사내 유언비어와 부서이동, 상급자에게 업무시간 외 불려다니며 시말서 작성들을 강요받았다”며 “유서에는 ‘오리온이 싫어’, ‘돈이 뭐라고’, ‘그만하고 싶다’는 내용이 적혀 있고 상급자의 실명과 직책을 써놓은 뒤 ‘그만 괴롭혀라’는 내용도 담겼다”고 전했다.

서씨의 고향인 전남 구례군의 시민단체도 이날 단체회견 발언자로 나서 ”30~40명 같이 취업한 친구들이 직장을 그만뒀어도 착하디 착한 서씨는 그만두지 못했다“면서 ”고향 선배들이 나서 억울한 죽음에 대해 진상규명을 요청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의 오진호 집행위원장도 참석해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오히려 의기양양하게 보복할 수 있는 상황이 빈번하다“며 ”방지해야할 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에 대한 처벌도 없다“고 지적했다.
오리온은 사건에 대해 지난달 21일 ”고인의 자살 동기와 회사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사 내부 조사에서도 공장내 일부 경직된 조직 문화는 문제가 있으나 극단적 선택의 동기 외 다른 데 있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낸 상황“이라는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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