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은 필로폰 투약 일시와 방법을 특정하지는 못했다. 이에 법원은 A씨가 필로폰 제조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된 당일 검사를 실시한 결과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고, 필로폰을 손쉽게 구할 수 있었던 환경에 놓여 있었던 점, 적법한 절차에 의해 증거 채취가 이루어진 점 등을 감안해 유죄를 인정해 징역 10년형을 확정했다.
마약을 제조하다 현행범으로 붙잡힌 자에게 마약 투약 양성 반응이 나온 경우, 투약 량이나 투약 일시·방법 등이 특정되지 않더라도 정황상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해 처벌할 수 있다는 판결이다.
법무법인 유스트 배창원 마약변호사는 “시내 중심에서 마약이 제조되고, 원룸에서 마약을 기르고, 숙박업소에서 마약을 투약하고, 마약 후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니는 등 마약이 일상 속으로 번지고 있다”며 “일상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만큼 마약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라고 말한다.
이어 “형량을 가볍게 여길 수도 있지만, 최근 경찰이 마약 집중 단속에 나서고 마약 단순 소지자나 마약운반책처벌도 강화되고 있는 바. 초범이거나 부지불식간 마약운반책 역할을 했다고 하더라도 긴장하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어떤 유형이 마약 범죄이며, 마약 사건은 어떻게 처리될까. 초범인 경우, 양성 반응이 나온 경우 무조건 징역형을 받게 될까. 마약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법무법인 유스트 배창원 검사출신변호사와 자세히 알아봤다.
Q. 마약범죄, 어떤 유형이 있으며 어떻게 처벌되나.
마약류란 마약·아편 및 코카인 등이 있습니다. 마약류취급자가 아니면, 마약 처벌 대상이 됩니다. 마약류 취급자란 마약류 수출입업자·제조업자· 원료사용자·관리자·소매업자와 마약류 취급 학술연구자 및 의료업자, 대마재배자를 말합니다. 마약류 수출입업자·제조업자·원료사용자·학술연구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허가를, 도매업자는 특별시장·광역시장·도지사의 허가를, 대마재배자는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즉 합법적으로 마약을 취급할 수 있는 자 이외에는 처벌 받는 것입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마약을 수출입, 제조, 매매하거나 매매를 알선한 자 또는 그러한 목적을 가지고 마약을 소지한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형까지 처할 수 있습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상습적으로 행한 경우에는 가중 처벌 대상이 됩니다.
이 외에도 ▴수출입ㆍ매매 또는 제조할 목적으로 마약의 원료가 되는 식물을 재배하거나 그 성분을 함유하는 원료ㆍ종자ㆍ종묘를 소지ㆍ소유한 자 등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 ▴ 향정신성의약품을 사용하거나 향정신성의약품과 관련된 금지된 행위를 하기 위한 장소ㆍ시설ㆍ장비ㆍ자금 또는 운반 수단을 타인에게 제공한 자 등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등 형량이 상당할 뿐만 아니라 처분 대상도 세분화되어 있어 마약류를 다룬 경우 처벌을 피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Q. 마약 초범이거나 음성 반응이 나온 경우 대응은.
마약 투여자 가운데 무리에 섞여 마약임을 인지하지 못했거나 호기심에 단 한 번 마약을 한 경우 등 초범인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맞지만, 투여한 양과 마약 종류, 사건 정황 등을 참작해 양형이 결정되니, 본인의 상황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마약 반응 검사를 받은 경우, 그 검사 결과에 따라서도 대응은 달라집니다.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무조건 높은 형량에 처하는 것은 아니니, 본인의 입장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반대로 음성 반응이 나온 경우라도 투약 사실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가 있는 경우 혐의를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정황상 마약 취급 사실이 확실하지만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 범죄 사실을 전면 부인하다가는 양형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즉 마약 사건에 연루된 경우 본인이 처한 입장, 수사 단계에 따라 강경하게 혹은 선처를 호소하는 등 유연한 대응을 해야 합니다. 쉽지 않은 과정이고, 시간이 지체될수록 대응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는 바. 가능한 한 사건에 연루된 초기에 형사변호사를 찾아 상담을 받으시는 게 현명한 방법입니다.
Q. 덧붙일 말은.
얼마 전 국회의원은 마약 등으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사람이 범죄를 저지른 경우 형을 감면하지 않도록 하는 형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현행법상 마약, 음주 등으로 온전한 판단능력, 의사결정능력이 어려운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른 경우 형량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해 말에는 마약사범이나 성범죄자의 교원 자격 취득을 차단하는 내용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개정안과 '유아교육법' 개정안이 국회에 가결되기도 했습니다.
중대 범죄를 저지르고도 심신장애가 감안되어 형량이 낮아지거나 재취업을 할 수 있는 상황에 에 문제점이 제기된 바. 국민 감정이 반영된 법률 개정안이 쏟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단순한 호기심, 한두 번 실수가 통하지 않는 마약 사건. 어떤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 처벌 수위는 물론 이후 생활까지 천차만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사건인 만큼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한 때입니다.
한편 조언을 준 배창원 변호사는 법무법인 유스트 대표변호사로서 창원지방검찰청 검사,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 검사를 거친 검사출신변호사다. 마약, 보이스피싱, 사기 등 굵직한 형사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뤄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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