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무형문화제 제5호 판소리 ‘흥보가’의 이수자이자 국내를 대표하는 동편제 여류 명창인 명창 김정민은 오페라의 본고장에 한국의 전통 오페라인 판소리를 보여주고자 이탈리아 투어 공연을 시작했다. 지난 7일(현지 시간)에는 로마 ‘테아트로 토를로니아’ 극장에서 전석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웠으며, 네 차례의 기립박수를 보냈다.
10일에는 350여 석 규모의 피렌체 ‘테아트로 오데온’ 극장에서 ‘흥보가’를 완창했다. 관객과 스태프 등 전원에게는 오미크론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 착용은 물론이고, 백신 접종을 증명하는 ‘슈퍼 그린패스’와 공연 전 48시간 이내의 항원검사(PCR) 결과 등 까다로운 기준이 적용됐다. 심지어 공연 당일 폭우가 쏟아졌음에도 극장은 인산인해를 이뤘으며, 관객 중 75%가 현지인이었다.
이러한 높은 관심에 명창 김정민은 완벽한 공연으로 보답했다. 창본집 기준 65쪽, 글자 수로 32,764자에 이르는 판소리 ‘흥보가’를 2시간 30분 동안 완창했다. 넓은 무대에는 명창 김정민과 북을 치는 고수 단 둘 뿐이었지만, 특유의 연기력과 아니리(사설)와 발림(춤사위)이 어우러지는 풍성함, 넓은 음역 폭이 무대를 꽉 채웠다.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은 10분간의 기립박수로 호응했다.

명창 김정민은 “42년간 판소리 외길을 걸어오며 한국의 전통문화인 판소리가 오페라 못지않은 매력과 완성도를 가졌다고 생각했다”라며 “이번 이탈리아 투어 공연을 통해 판소리의 성장 잠재력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으로 판소리의 세계화에 앞장서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명창 김정민은 지난 10월 미국 뉴저지 버겐카운터 주관 ‘코리안 한복의날’ 행사를 위해 물심양면 서포트한 공으로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봉사상 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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