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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패러다임 대전환, 한국號 어디로?

입력 2023-01-02 15:17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비욘드포스트 조동석 기자] 경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미국 주도의 세계화가 막을 내리고 기술패권을 둘러싼 지경학적 대결의 시대가 등장했다.

세계인구의 고령화와 자원 및 에너지 문제는 당면한 과제다. 여기에 성장잠재력 둔화와 막대한 부채가 짓누르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중호 소장의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은행의 진화’ 보고서에서다.

정 소장은 “현재 우리 경제는 여러모로 기로(岐路)에 서 있다. 지난 3년간의 팬데믹 사태, 지난 10여년간의 저금리·저물가·저성장 구조, 더 나아가 지난 30년간 세계를 주도하던 경제 패러다임은 이제 막을 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 주도의 세계화가 흔들리면서 미·중 갈등이 나날이 격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질서는 지경학(geo-economics)적 대결이라는 새로운 양상으로 변모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세계화를 이끌었던 시장 효율성 중심의 국제 분업구조 혹은 글로벌 가치사슬은 이제 안보논리, 동맹의 논리가 우선시되는 신뢰 가치사슬로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중국 모두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파트너 국가다.

보고서는 “기술 측면에서도 무어의 법칙(Moore’s Law)으로 대표되는 반도체 성능 개선에 기반한 디지털 혁명이 점차 성숙단계에 진입하면서 이제 응용 인공지능(AI), 바이오엔지니어링, 가상현실과 같은 범용적 요소 기술들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 경제의 주력산업인 IT 분야, 특히 반도체 부문의 경쟁력 확보와 확장은 우리가 직면한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세계는 출산율 저하와 기대수명 연장으로 빠르게 나이 들고 있다. 이러한 인구구조 변화는 비단 서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20년 후에는 30% 후반대로 증가하여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에 고령층에 대한 사회적 지원뿐 아니라 경제활동인구의 감소 문제는 당면 과제라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자원 및 에너지도 기후 변화에 초점을 맞춰 탄소절감 압력이 커지고 있는 동시에 자원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부와 성장 측면에서도 세계 경제의 성장잠재력은 둔화되고 방대한 부채의 하중은 커지고 있다. 글로벌 대차대조표에 따르면 2020년말 기준 글로벌 GDP 대비 글로벌 순자산의 배율은 6.1배였다. 2000년도에는 이 수치가 4배였다.

보고서는 “1970년~1999년 동안에는 순자산의 증가가 GDP 증가와 궤를 같이 했으나, 2000년 이후 순자산의 증가가 GDP 증가 속도를 빠르게 추월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주로 자산가격 상승 때문으로 분석했다. 순자산 증가의 77%는 자산가격 상승 때문이고, 저축과 투자는 28%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난다. 높은 순자산-GDP 배율의 이면에는 낮은 자본생산성이 자리하고 있다.

게다가 선진경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의 부채율을 기록하고 있는데, G20 국가들의 경우 GDP 대비 총부채율은 300%를 넘어선다. 공공부채를 제외하더라도 소득 대비 자산가치는 장기평균보다 50% 이상 높은 수준이다.

정 소장은 “지경학적 갈등과 글로벌 가치사슬의 변화, 새로운 기술혁신의 진화, 고령화와 노동공급 축소, 자원 및 에너지 이슈, 과도한 부채 등은 우리 경제의 장기 성장에 중요한 도전 과제들을 제기한다. 결국 관건은 미래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차세대 생산성 엔진을 발굴, 육성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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