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포스트

2025.02.11(화)
ISS 이어 한국ESG기준원, 집중투표제 ‘반대’ 권고
[비욘드포스트 조동석 기자]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에 이어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ESG기준원’도 고려아연 이사회에 대한 개혁 필요성에 공감하며 집중투표제 도입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한국ESG기준원은 14일 오후 기관투자자들에게 오는 23일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이 같이 의결권 행사를 권고한다는 의안 분석 보고서를 발송했다.

집중투표제 반대 권고에 대해 한국ESG기준원은 “장기간 정관 내 집중투표제를 배제해 온 회사가 경영권 분쟁의 상황에서 해당 제도를 도입한다는 점은 상당히 이례적이고, 이는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그 본래 목적인 소수주주권 보호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이유를 밝혔다.

한국ESG기준원은 집중투표제의 경우 개별기업의 지분구조에 따라서 그 실효성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최대주주 및 이에 버금가는 2대 주주에 소유구조가 집중된 경우 오히려 소수주주권이 제한되는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며 “집중투표제의 도입취지 및 목적과 더불어 고려아연 지분구조에 따른 집중투표제의 실효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해당 조항 변경의 필요성 및 타당성이 현 시점에서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ESG 기준원은 일반공모유상증자 사태로 인해 고려아연 경영진에 대한 검찰 수사와 형사 고소가 진행되는 등 상당한 법적 리스크가 발생했음을 언급하면서 기존 경영진으로부터 이사회 독립성 확보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ESG기준원은 이사회 후보에 관해서는 영풍·MBK 측이 추천한 후보 7명은 찬성을 권고하고, 최 회장 측의 후보 7명은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영풍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가장 공신력이 높다고 평가 받는 의결권 자문사 2곳에서 집중투표제에 대해 반대 권고를 한 점은 물론, 최윤범 회장 체제의 현 고려아연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고, 이사회 개혁을 통해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점에 공감해준 것에 큰 의의를 갖는다”고 말했다.

한국ESG기준원은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설립한 공익기관으로, 특정 이해관계자로부터의 독립성 보장을 기관 운영의 최우선 원칙으로 삼는다. 이는 일부 민간 주도로 운영되는 의결권 자문기관들과 명확히 차별화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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