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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하이트진로, “필리핀 일상 브랜드 자리매김”…아세안 전역 ‘진로 대중화’

신용승 기자

입력 2025-05-27 08:30

필리핀 소주 점유율 67% 압도적 1위
현지 교민 수 감소해도 수출량 증가
한류 등에 업고 동남아 시장 진출 확대

하이트진로 김인규 대표이사가 지난 18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필리핀 일상 속으로’ 기자간담회에서 필리핀 시장의 현지화 성공 사례를 토대로 향후 아세안 전역에서 진로(JINRO)의 존재감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신용승 기자=마닐라(필리핀)
하이트진로 김인규 대표이사가 지난 18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필리핀 일상 속으로’ 기자간담회에서 필리핀 시장의 현지화 성공 사례를 토대로 향후 아세안 전역에서 진로(JINRO)의 존재감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신용승 기자=마닐라(필리핀)
[마닐라(필리핀)=비욘드포스트 신용승 기자] “필리핀은 ‘소주 세계화’와 ‘진로 대중화’가 가장 모범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시장입니다. 이는 한류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 마케팅, 현지 소비자의 입맛을 반영한 제품 포트폴리오 그리고 철저한 유통 전략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자랑스러운 점은 진로가 단순히 한국 예술 또는 K-컬처의 반짝이고 마는 인기 아이템이 아니라 현지 소비자들의 일상 속에 녹아드는 브랜드로 사랑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이트진로 김인규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8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필리핀 일상 속으로’ 기자간담회에서 필리핀 시장의 현지화 성공 사례를 토대로 향후 아세안 전역에서 진로(JINRO)의 존재감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00주년 이후 새로운 100년을 시작한 올해는 한류를 등에 업고 참이슬 진로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술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김 대표는 “2025년은 하이트진로의 진로 대중화 전략에 있어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며 “하이트진로는 이제 단순한 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화된 브랜드로 문화와 감성을 전하는 현지인들의 동반자가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하이트진로는 필리핀을 동남아시아 시장 확장의 전략적 교두보로 삼고, 2019년 7월 수도 마닐라에 ‘하이트진로 필리핀(Hitejinro Philippines)’ 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진로는 필리핀 소주 시장 진출 초기부터 선두 자리를 지켜왔다. 지난해 관세청 무역 통계 기준의 필리핀 소주 수출 총액과 하이트진로의 자체 수출 실적을 비교한 결과, 약 67%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 국동균 필리핀 법인장은 “필리핀 시장은 2024년 기준 아시아에서 1인당 알코올 소비량 8위를 기록했다”며 “주변 국가 대비 경제성장률이 높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향후 빠른 시간 안에 전 세계 주류 소비량의 10위안에 들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필리핀 시장을 동남아 국가 중 소주 현지화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그 배경으로는 ▲진로의 주요 소비층이 교민에서 현지인 중심으로 전환된 점 ▲과일리큐르에서 일반 소주로의 음주 문화 변화 ▲대부분 유통 채널에서 제품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 점을 꼽았다.

하이트진로 국동균 필리핀 법인장이 지난 18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필리핀 일상 속으로’ 기자간담회에서 필리핀 시장의 현지화 성공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신용승 기자=마닐라(필리핀)
하이트진로 국동균 필리핀 법인장이 지난 18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필리핀 일상 속으로’ 기자간담회에서 필리핀 시장의 현지화 성공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신용승 기자=마닐라(필리핀)
국 법인장은 “필리핀 문화의 특성을 활용해 소주 시장에 진입했고, 초기 성장 기반이었던 한국인 관광객과 현지 교민 수는 이전보다 감소했지만 하이트진로의 소주 수출은 오히려 증가했다”며 “이는 외부의 추가적인 성장 동력 없이 성공적인 현지화로 하이트진로가 필리핀 시장에서 자체적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재외동포청에 따르면, 2013년 8만 8000여명이던 필리핀 내 재외 동포 수는 2023년 3만 4000여명으로 약 61%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하이트진로의 필리핀 소주 수출량은 약 3.5배 증가했으며,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약 41.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진로의 주 소비층이 교민에서 현지인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또 2021년 하이트진로의 필리핀 내 소주 판매 구성비 기준으로 과일리큐르 제품이 약 61%를 차지했으나, 2024년에는 일반 소주의 비중이 약 68%를 기록하며 재역전됐다. 이는 필리핀 내에서 한국과 유사한 주류 소비문화가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다. 다양한 플레이버(맛)의 과일리큐르 제품을 통해 현지 소비자에게 제품 경험을 제공한 뒤, 이를 기반으로 일반 소주로 자연스럽게 전환된 대표적인 사례다.

국 법인장은 “현지 교민들과 동반 성장하는 과정 중에 전년 대비 매출이 하락하는 위기를 맞닥뜨렸다”며 “한국인들의 유입만을 기대하기에는 이미 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경쟁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필리핀 일반 가정 시장 공략에 나섰다”고 밝혔다.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매대에 하이트진로의 소주가 진열돼 있다./신용승 기자=마닐라(필리핀)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매대에 하이트진로의 소주가 진열돼 있다./신용승 기자=마닐라(필리핀)
이를 위해 하이트진로는 현지 최대 유통사인 PWS(Premier Wine&Spirits, Inc.)와 새로운 파트너십을 맺었다. 또 SM그룹을 비롯해, 주요 도시에 위치한 회원제 창고형 할인 매장인 S&R 멤버십 쇼핑(Membership Shopping), 전국 약 4000여개 매장을 보유한 세븐일레븐 등 다양한 유통 채널에 폭넓게 입점했다.

향후 하이트진로는 현지화 과정을 보다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심화하기 위해 필리핀 젊은 세대의 유입과 K-컬쳐를 지역적으로 확대하는 방안 등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기존의 대학교 지원 범위를 보다 넓히며 지역적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선 필리핀 내 다이나믹하고 트렌디한 곳으로 알려져 있는 세부에서 진행되는 행사를 적극 지원한다. 또 현지 인플루언서와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진로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고 보다 파급력을 높일 수 있는 행사도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김 대표는 글로벌 대중화 과정에서의 경쟁자는 오비맥주, 롯데칠성음료와 같은 주류사가 아닌 넷플릭스, 여행, 스포츠 등 다른 취미 활동의 문화산업 전반이라고 밝혔다. 하이트진로가 추구해야 할 방향으로는 주류산업을 통해 시간과 공간 그리고 문화를 만들어 소비자가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신용승 기자 credit_v@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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