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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千글자]...기술직 르네상스

입력 2025-06-03 07:06

[신형범의 千글자]...기술직 르네상스
내 생각에 역대 가장 짧은 전성기를 누리고 사라진 직업이 ‘프롬프트 엔지니어’ 아닌가 싶습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인재로 각광받았습니다. 실제로 2023년에는 연봉이 2~3억에 달하며 테크업계의 블루칩으로 주목받았지만 2025년 지금은 사실상 소멸 상태입니다.

실제로 최근 20여 개 나라 3만여 명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향후 채용 전망에서 최하위에 그쳤습니다. 반면 인공지능 트레이너, 인공지능 보안전문가, 데이터전문가 등 보다 전문적이면서 실질적인 직업군이 새로운 핵심 분야로 떠올랐습니다.

이 모든 것의 배경에는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빠르고 특히 새로운 기술을 정의하는 기술직군이 하루가 다르게 새로 등장하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새로운 직함들은 낯설고 요구되는 기술조건의 수준도 높아서 구직자들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새로운 직업을 얻은 사람들의 20%는 20년 전에는 존재조차 하지 않던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그런데 직업의 진화방향은 뚜렷해 보입니다. 인공지능, 데이터, 머신러닝에 엔지니어, 아키텍트, 디자이너 등의 직무가 결합하는 식입니다. 하지만 이름만 들어서는 직군의 역할과 책임을 규정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이런 변화의 부작용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Z세대가 고스란히 떠안고 있습니다. 특히 기술분야의 구직자들은 신입 채용을 줄이고 생성형 인공지능이 중심인 기업환경 때문에 일자리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따라서 요즘 젊은 구직자들은 직업에 대한 개념을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인공지능 시대의 직업 안정성 또한 첨단 테크를 포함해 포괄적인 ‘기술’직에 방점을 둡니다. 사무직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커지는데 비해 손과 현장경험이 필요한 기술직은 오히려 그 가치를 인정받는 중입니다. 용접공, 타일공, 도배사 부족 현상은 이런 현상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조용하게 확산되는 ‘기술직 르네상스’는 사회적 평가도 새롭게 이뤄지는 중입니다. 이런 현상은 교육과 노동의 미래를 재구성할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대학만이 답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의 전문성과 실무 숙련도를 인정하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정책 입안자와 교육기관 역시 이런 흐름을 파악하고 다양한 경로의 직업교육과 그에 합당하는 가치를 부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중요해 보입니다. ^^*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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