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범의 千글자]...출구조사와 투표](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2506040648420872146a9e4dd7f1822257147.jpg&nmt=30)
출구조사가 처음 도입된 것은 국회의원을 뽑는 1996년 총선입니다. 대선은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 때가 처음입니다. 당시 출구조사는 노무현 후보가 49.1% 이회창 후보는 46.8%였는데 실제 득표율은 각각 48.9, 46.6으로 출구조사 예측치와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2002년 18대 대선에서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박근혜 후보 50.1%, 문재인 후보 48.9%였습니다. 두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1.2%p로 오차범위 안쪽이었는데 실제 득표율은 박 후보가 51.6, 문 후보는 48.0이었습니다.
가장 아슬아슬했던 출구조사는 지난 2022년 20대 대선인데 방송3사가 윤석열 후보 48.4%, 이재명 후보 47.8%로 윤 후보의 당선을 예측한 반면 종편 JTBC는 이재명 48.4%, 윤석열 47.7%로 이 후보의 승리를 예측했습니다. 실제 결과는 우리가 알다시피 0.73%p 차이로 윤 후보가 이겼습니다. 역대 가장 적은 0.73%, 득표수로는 24만7077표 차이입니다.
이처럼 출구조사는 실제 결과치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출구조사가 여론조사보다 더 정확한 이유는 투표장에서 방금 투표를 마치고 나온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하기 때문입니다. 일반 여론조사는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아닌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모범답안(?)을 대답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여론조사에는 응했지만 실제 투표장에는 가지 않는 응답자들도 있어 오차율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출구조사도 약점이 있습니다. 사전투표는 출구조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출구조사 오차율이 커집니다. 사전투표로 빠진 부분을 보정하는 과정을 거치긴 하지만 아무래도 정확도가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어떻든 이번 선거에 유권자 10명 중 8명은 자기 의사를 표현했습니다. 젊을 때 내 한 표가 대세에 무슨 지장이 있겠어, 투표하지 않는 것도 내 의지의 표현 중 하나라며 권리를 포기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한 표가 갖는 의미가 얼마나 깊고 소중한지 알게 됐습니다. 당연한 이 권리를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피 흘리고 투쟁했는지를 생각하면 숙연해집니다.
뽑고 싶은 사람이 없다는 말도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특정 당이나 정치지도자를 위해 투표하는 게 아니라 공동체의 공공선을 위해 투표하는 겁니다. 나한테 이익이 되는 정책에 투표할 수도 있지만 나보다 힘든 이들을 위한 이타적인 마음을 담아 투표할 수도 있습니다. 소중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해 준 선각자들에 대한 존중(과거), 동시대를 살아가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동참하는 마음(현재), 이 세상에 내가 없더라도 여전히 이 땅에서 살아갈 이들을 위한 배려(미래)라고 생각하면 투표를 포기하면 안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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