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우·최병옥·이규형 교수팀, 초음파를 이용한 무선 통증제어 전자약 구현
- 생분해성 고분자 활용…제거 수술 필요 없는 차세대 신경 치료 기술

연구팀은 초음파 에너지가 체내에서 생분해성 고분자를 통해 마찰전기를 생성하도록 유도하는 새로운 방식을 개발해, 약물 없이도 통증 신호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전기신경자극 장치의 핵심 구성 요소였던 금속 전극, 리드선, 배터리를 모두 제거한 새로운 형태의 전자약 기술로, 비침습적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한 차세대 신경 치료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 결과는 의공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1월 9일(한국시간) 게재됐다.
급성 통증은 부상이나 수술, 조직 손상 이후 갑작스럽게 발생하며, 신체에 위험을 알리는 중요한 신호 역할을 한다. 하지만 적절히 관리되지 않을 경우 회복 지연이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급성 통증 관리에는 약물이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오피오이드 계열 진통제는 중독성과 의존성, 장기간 사용 시 부작용 위험으로 인해 큰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약물 없이 통증을 제어하려는 기술들이 개발됐지만, 신경에 연결된 전선이나 전극으로 인한 염증과 부작용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초음파와 물질 간 접촉 시 발생하는 마찰전기 현상에 주목했다.
인체에 안전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의료용 고분자를 신경 수술 과정에서 체내에 삽입한 뒤, 통증이 발생할 때 외부에서 초음파만 조사하면 고분자가 스스로 마찰전기를 생성해 통증이 사라지도록 설계했다.
쥐와 돼지를 대상으로 한 전임상 실험 결과, 초음파를 조사하는 즉시 통증 신호가 유의미하게 감소했으며, 초음파를 중단하면 신경 기능이 빠르게 회복되는 가역적 신경차단 효과가 확인됐다.
행동 실험에서도 통증 자극에 대한 반응이 즉각적으로 억제됐고, 조직 손상이나 염증 반응은 관찰되지 않아 장기 안전성 역시 입증됐다. 통증 조절이 끝난 뒤에는 의료용 고분자가 체내에서 자연 분해돼 추가 제거 수술이 필요 없다.
이번 기술은 전극·전선·배터리·회로 등 체내 염증이나 면역 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를 완전히 제거한 극도로 단순한 구조가 특징이다. 또한 초음파 조사만으로 작동해, 필요할 때 통증을 ‘켜고 끄는’ 방식의 정밀 제어가 가능하다.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향후 수술 후 급성 통증은 물론, 다양한 신경 조절이 필요한 중추신경계 질환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도 기대되고 있다.
김상우 연세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극 없이도 초음파만으로 체내에서 전기장을 생성해 신경 신호를 차단하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전자약 기술”이라며, “약물 없이 통증을 조절할 수 있고 제거 수술도 필요 없어 임상 적용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최병옥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인체에 무해한 초음파를 이용해 체내 신경에 정밀하게 작용하는 새로운 통증 억제 전자약”이라며, “향후 급성 및 만성 통증은 물론 다양한 신경조절 치료 분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리더연구자사업, 선도연구센터(ERC), 보건복지부의 연구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bjlee@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