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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千글자]...AI시대에 오프라인 책방이 살아남기

입력 2026-01-21 08:02

[신형범의 千글자]...AI시대에 오프라인 책방이 살아남기
‘아마존’에 밀려 곧 사라질 줄 알았던 대형 서점 체인 ‘반스앤노블(Barnes&Noble)’이 올해 기업공개(IPO)를 할 계획입니다. 현재 700개가 넘는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2024년과 2025년에 각각 60개 넘는 매장을 열었고 올해도 비슷한 숫자의 매장을 더 열 예정이라고 합니다.

인공지능과 디지털시대에 아마존이 도서 유통산업의 본질을 ‘속도와 가격’으로 정의했다면 반스앤노블은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검색 알고리즘 대신 오프라인 매장을 ‘산책’하면서 책을 고르는 체험, 다소 비효율적인 동선, 계획에 없던 우연한 만남에 가치를 부여한 것입니다. 효율을 극대화한 디지털 검색에 맞서 아날로그 감성의 ‘의도된 비효율’로 차별화한 것이지요.

이런 트렌드는 일본의 서점들이 더 적극적이고 방식도 다양합니다. 츠타야서점, 마루젠서점, 분키쓰 모두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는 데 주력했습니다. 서점에 입장할 때 아예 입장료를 받는 곳도 있고 문을 열고 들어가면 잡지 진열대 공간까지는 무료지만 안쪽으로 들어가 테마와 특색 있는 책장까지 가려면 입장료를 내게 설계된 곳도 있습니다.

이들 서점에서는 입장료를 내면 커피와 음료를 제공하고 소파가 있는 쾌적한 공간에서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서점이 책만 파는 곳이 아니라 머물고 싶은 공간에서 책과 관련한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시간과 공간을 파는 ‘서비스업’으로 정의한 것입니다.

핵심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종이 냄새, 책장 넘기는 소리, 책방 직원의 추천, 매장의 향기, 가족과 함께 책을 고르던 기억 같은 것은 알고리즘이 만들 수 없습니다. 반스앤노블이나 일본의 혁신 서점들은 바로 이 인간적인 감성체험을 경쟁력의 원천으로 규정했습니다.

비슷한 사례는 다른 산업, 특히 전문직이라고 하는 업계에도 적용이 가능합니다. 자동화가 불가피한 영역이 있지만 복잡한 윤리적 판단과 이해관계가 얽힌 협상, 신뢰를 전제로 한 조언 같은 영역에서는 여전히 인간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전략적 판단과 휴먼터치가 필요한 고부가가치 영역은 AI시대에 오히려 인간만의 특징이 더 선명해질 여지가 있습니다.

결국 AI시대의 생존전략은 AI와 효율 경쟁을 벌이는 것이 아닙니다. AI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적 온기, 비효율의 가치, 우연의 즐거움을 지키는 데 있습니다. 반스앤노블의 부활은 한 서점 체인의 성공을 넘어 인공지능 홍수 속에서 인간다움이 여전히 경쟁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

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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