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컬렉션은 증기 기관차에서 지하철로 이어지는 이동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시공간을 넘나드는 겨울 여행자의 여정을 담아냈다. 역사적 우아함과 현대적 복식 규범이 교차하는 서사 속에서, 혹한의 자연과 도시를 오가는 장면들이 의복의 구조와 소재를 통해 표현됐다. 보온성과 기능성을 전제로 하면서도 설경이 주는 극적인 분위기를 절제된 방식으로 녹여낸 점이 특징이다.
에드워디안 시대와 1960~70년대에서 영감을 받은 댄디 스타일의 테일러링은 벨벳과 헤리티지 원단을 활용해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실루엣으로 구현됐다. 몸에 밀착된 구조의 블레이저와 인조 아스트라칸 소재의 웨이스트 코트는 신체를 보호하는 기능성과 유연한 형태미를 동시에 드러냈다. 여기에 가죽 필드 재킷과 풍성한 인조 모피 코트가 더해지며 컬렉션 전반에 세련되면서도 관능적인 긴장감을 형성했다.
도시적 절제와 자연의 원초성이 맞닿는 지점에서는 유목적인 감성이 드러난다. 볼륨감 있는 니트와 승마 바지, 시어링 데님은 스트릿웨어의 에너지를 반영했고, 레인코트와 퀼팅 재킷은 테크웨어 특유의 기능적 요소를 강조했다. 1930~40년대의 화려함을 떠올리게 하는 슬립 드레스와 이브닝 톱은 과장된 아우터와 결합되며 겨울 이브닝 웨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

이번 시즌에는 한국적 미감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디테일도 눈에 띄었다. 북유럽풍 니트 패턴은 한국 사찰의 단청 문양에서 영감을 받아 재구성됐고, 실크 스카프에는 눈 덮인 고궁과 탑의 풍경이 프린트돼 동양적 정서를 섬세하게 담아냈다. 로고 펜던트가 장식된 하이 칼라와 헤리티지 캐리올 백, 하이킹 부츠 등 액세서리 라인은 여행의 황금기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현하며 컬렉션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번 파리 쇼는 현지 바이어와 패션 관계자들로부터 완성도와 실용성을 고루 갖춘 컬렉션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동시에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가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 단발적인 흐름을 넘어 하나의 확고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한편 우영미는 서울 이태원과 맨메이드 도산, 파리 마레와 생토노레에 위치한 플래그십 스토어를 거점으로, 현재 24개국에서 컬렉션을 전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김신 비욘드포스트 기자 news@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