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스피싱전달책에게 주로 적용되는 혐의들을 살펴보면, 그 법정형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우선 가장 핵심이 되는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약 피해 금액의 합계가 5억 원을 넘어설 경우, 일반 형법이 아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이 적용되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 수위가 대폭 격상된다.
또한 현금을 송금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인적사항을 도용하거나 허위 정보를 입력했다면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가 추가되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이 병과될 수 있다. 최근 수사 기관은 전달책이 범죄 수익임을 알면서도 이를 이전했다는 점을 들어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적극적으로 적용하는데, 이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결론적으로 여러 혐의가 경합될 경우, 법률상 처벌 범위의 상한은 가중되어 단순 가담자라 할지라도 중형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다.
수사 기관은 전달책이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하며 가짜 서류를 보여주거나 수거한 현금을 수차례 쪼개어 입금하는 행위 자체가 이미 범죄에 대한 충분한 인식을 내포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특히 중요한 지점은 비정상적 업무 수행에 대한 미필적 인식이다. 설령 사후에 피해자와 합의하여 처벌불원서를 제출하더라도 범행 당시 범죄를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묵인하고 가담했다면 형사 책임 자체를 면하기는 어렵다. 즉, 피해 회복 노력이라는 양형 인자가 범죄의 고의를 상쇄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결국 보이스피싱전달책 사건에서는 합의라는 결과론적 대응보다 가담 당시의 고의성을 어떻게 법리적으로 소명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경찰대 출신이자 경찰청 기획조정관실 법무과 소송계장을 지낸 로엘 법무법인 김현우 대표변호사는 “검찰 통계와 경찰청의 집중 단속 현황을 살펴보면, 전달책에 대한 구속 수사 원칙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피해 금액이 수억 원대에 달하는 고액 사건의 경우, 일부 피해자와의 합의만으로는 재판부의 엄벌 의지를 꺾기에 역부족이다. 합의가 감경 사유는 될 수 있어도, 법률상 범죄의 성립 자체를 조각할 수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김현우 대표변호사는 “보이스피싱전달책으로 연루되었다면, '왜 내 행위가 사기죄의 법정형 내에서 최저 수준으로 고려되어야 하는지' 혹은 '왜 무죄여야 하는지'를 법리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특히 무죄를 주장하고 싶다면 가담 경위가 기망에 의한 것이었음을 입증하여 사기의 '공모' 관계를 끊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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