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전시는 달항아리라는 하나의 조형적 출발점에서 세대와 매체가 어떻게 갈라지고 다시 만나는지를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회화와 도자라는 두 가지 예술 언어가 하나의 공간 안에서 맞닿으며 한국적 조형성의 연속과 변화를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고영훈 작가는 수십 년에 걸쳐 달항아리를 회화적 탐구의 중심에 놓아온 작가다. 단순한 형태의 재현을 넘어 빛·여백·질감을 통해 존재와 비움의 미학을 화면 위에서 풀어낸다. 달항아리는 그의 그림 안에서 오브제가 아닌 사유의 매개체로 살아 숨 쉰다.
이규 작가는 실제로 흙을 빚어 달항아리를 만드는 도예가다. 조선 백자의 절제된 미감을 뿌리로 삼으면서도 동시대적 조형 감각을 접목해 달항아리를 입체 예술의 영역으로 확장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물질로 현존하는 달항아리와 이미지로 존재하는 달항아리가 한 공간 안에서 대화를 나눈다.

이유림 작가의 플라워 설치 작업은 전시 공간에 생기와 유기적인 흐름을 더한다. 꽃과 식물이 어우러진 공간 구성이 도자와 회화 사이의 경계를 부드럽게 녹이며, 전시장 전체가 하나의 감각적 풍경을 이룬다.
모다갤러리 측은 "달항아리를 통해 두 세대 작가의 시선이 교차하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전통 미감이 오늘날 예술 안에서 어떻게 살아 있는지를 함께 경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통과 현대, 회화와 도자, 그리고 자연이 달항아리 하나를 중심으로 한 공간에 모이는 이번 전시는 한국 미감의 현재를 조명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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