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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예술로 잇다’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 막 올려

입력 2026-04-13 06:52

- 오두산통일전망대, 6월 25일까지...예술이 남북 공감의 통로

KBS 전시회에서 외국인 관람객과 인터뷰하고 있다. / 사진제공=(사)케이메세나네트워크
KBS 전시회에서 외국인 관람객과 인터뷰하고 있다. / 사진제공=(사)케이메세나네트워크
[비욘드포스트 김민혁 기자] 경기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 북한 땅이 손에 닿을 듯 바라다보이는 이곳에서, 예술이 먼저 말을 건넨다. 분단의 경계 위에서 공존의 가능성을 묻는 전시 「평화, 예술로 잇다(PEACE, Connected Through Art)」가 10일 막을 올렸다. 전시는 6월 25일까지 이어진다.

통일부 국립평화통일교육원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케이메세나네트워크가 주관하며, 오두산통일전망대·한중문화협회·서보미술문화재단·동아시아문화예술연구원이 후원한 이번 전시는, 정치와 이념의 언어가 부딪히는 접경의 현실 속에서 예술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현장감 있게 제시한다. 설명보다 열정과 감각이 앞선다. 작품들은 논리를 설득하기보다, 예술적 시선으로 먼저 마음을 흔들며 ‘다름을 이해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전시는 세 갈래 흐름으로 구성됐다. ‘평화와 자유’ 섹션에서는 인간의 존엄과 존재의 가치를 성찰하는 작업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이어지는 ‘자연과 역사’는 시간과 기억이 켜켜이 쌓인 풍경을 통해 한반도의 공통 감각을 환기한다. 마지막 ‘시대와 감각’에서는 동시대 미술의 실험성과 새로운 조형 언어가 펼쳐진다. 각기 다른 결의 작업들이지만, 전시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공존’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수렴된다.

현장에는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이끌어온 작가들이 세대를 넘어 참여했다. 김병기, 변시지, 박서보, 신학철, 이강소, 민정기, 서용선, 김춘수, 김선두, 홍순례, 권여현, 허진, 권용래, 공성훈, 안성규, 이동기, 윤병락, 김상경, 윤정미, 김남표, 박종호, 신제현, 이은경 등 20여 명이 이름을 올렸다. 원로부터 중견, 청년에 이르는 작가군은 각기 다른 시대 경험과 감각을 드러내며, 회화·단색화·추상·구상을 넘나드는 30여 점의 작품으로 한국 현대 미술의 다층적 지형을 보여준다.

특히 눈길을 끄는 작품은 김병기의 「북현무」다. 평양 고구려 벽화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은, 전통적 상징성과 현대적 조형 감각이 교차하는 지점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변시지는 제주를 배경으로 해녀와 조랑말을 그려내며 토착적 생명력을 환기하고, 박서보는 2000년대 ‘묘법’ 연작으로 반복과 수행의 미학을 제시한다. 이강소의 ‘청명’ 연작 역시 여백과 호흡의 미를 통해 동양적 사유를 확장한다. 신학철 ‘통곡’은 분단의 아픔이 현재까지 이어 온다. 민정기 ‘통의동 백송’은 자연과 역사의 현장을 작가적 시각으로 재조명한다. 각기 다른 언어를 지닌 작품들이지만, 결국 하나의 질문 ‘어떻게 함께 존재할 것인가’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이 전시는 장소가 갖는 상징성에서 의미를 더한다. 북한 지역이 조망되는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열리는 이번 기획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남북 문화예술 교류의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다. 향후 서울과 평양을 잇는 전시, 나아가 개성·파주·신안·강진·제주로 확장되는 공동 창작 프로젝트로 이어질 수 있는 출발점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전시를 기획한 케이메세나네트워크 손은신 이사장은 “예술은 제도와 이념을 넘어 인간의 감각과 정서를 깊게 움직이는 힘이 있다”며 “이번 전시가 논리를 넘어, 공감의 차원에서 서로를 이해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막일인 10일에는 KBS와 MBC 등 주요 방송사가 현장을 찾아 취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남북한 접경의 공간에서 시작된 이 작은 예술적 시도가, 대중적 공감으로 확산되어 남북한 평화로 이어지길 기대되며 주목된다.

news@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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