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숙 변호사 "제소전화해는 조항 설계와 법원 인가가 핵심"
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는 23일 “임대차 시작 단계에서 제소전화해 조서를 받아두면 분쟁이 생겼을 때 절차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제소전화해는 민사상 분쟁이 생길 가능성이 있을 때 당사자가 법원에 미리 화해를 신청해 조서를 남기는 제도다. 법원이 인가한 화해조서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임대차 현장에서는 계약 만료 후 부동산 인도, 차임 연체 때 계약 해지, 원상회복 의무 등을 조서에 담는 방식으로 활용한다. 임차인이 약정을 어기면 임대인은 별도 명도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집행문을 받아 인도집행을 신청할 수 있다. 통상 수개월이 걸리는 소송 절차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제소전화해가 모든 분쟁을 곧바로 해결하는 장치는 아니다. 조항이 추상적이면 실제 집행 단계에서 효력을 둘러싼 다툼이 생길 수 있다. 임차인이 법원 출석을 거부하거나 일정 조율이 되지 않으면 신청이 각하될 가능성도 있다. 계약 갱신이나 차임 변경이 있으면 기존 조서가 새 조건까지 포괄하는지도 다시 살펴야 한다.
엄 변호사는 "차임 연체 기수, 인도 시점, 원상회복 범위처럼 집행에 필요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어야 한다"며 "제소전화해는 양 당사자의 동의와 출석을 전제로 하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대인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항을 넣으면 법원 인가가 어려울 수 있다"며 덧붙였다.
실무에서는 임대차 계약 체결과 제소전화해 신청을 함께 진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계약 뒤 시간이 지나면 임차인의 출석 의사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계약 단계에서 화해 절차와 조항을 함께 설명하면 합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다만 조서 작성 뒤에도 임대차 조건이 바뀌면 조서 내용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엄 변호사는 "제소전화해의 실효성은 조항 설계에서 갈린다"며 "강제집행 가능성과 법원 인가 기준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균 기자 jklee.jay526@beyondpo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