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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숙 변호사 "전세 살던 집주인 바뀌면 보증금 반환 책임도 넘어간다"

이종균 기자

입력 2026-05-26 10:39

대항력 갖춘 임차인은 새 임대인에게 반환 청구 가능

[비욘드포스트 이종균 기자] 전세나 월세로 거주하던 주택이 팔리면 보증금 반환 책임은 원칙적으로 새 집주인에게 넘어간다. 다만 임차인이 소유권 이전 전에 대항력을 갖췄는지가 쟁점이다.

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는 26일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차주택을 넘겨받은 사람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다고 본다"며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은 별도 동의 절차 없이 새 임대인에게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항력은 주택을 실제로 점유하고 주민등록을 마쳤을 때 생긴다. 전입신고를 하지 않았거나 집을 인도받지 않은 상태라면 새 집주인에게 같은 권리를 주장하기 어렵다. 확정일자는 또 다른 문제다. 확정일자를 받아 두면 경매나 공매 절차에서 우선변제권을 주장할 수 있다.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은 요건과 효과가 다르다.
엄정숙 변호사/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법도종합법률사무소
실제 분쟁은 계약 만기를 앞두고 불거지는 경우가 많다. 보증금 3억 원에 빌라에 살던 임차인 A씨는 만기 3개월 전 등기부등본을 확인했다. A씨는 자신이 사는 빌라의 소유자가 이미 바뀐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종전 임대인은 보증금 반환 책임이 새 소유자에게 넘어갔다며 연락을 끊었다. 새 임대인도 곧바로 연락이 닿지 않았다. A씨는 새 임대인을 상대로 전세금반환소송을 준비하면서 종전 임대인의 책임도 함께 다투기로 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4항은 임차주택의 양수인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다고 정한다. 매매계약서에 임차인의 동의가 따로 적혀 있지 않아도 같은 원칙을 적용한다. 임차인이 매매 전에 대항력을 갖췄다면 보증금 반환 채무도 새 임대인에게 이전된다. 반대로 대항력이 없었다면 임차인은 종전 임대인에 대한 채권만 보유할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예외적 대응도 가능하다. 임차인이 매매 사실을 뒤늦게 알았고 새 임대인의 자력이 의심된다면 종전 임대인의 책임을 함께 따져볼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시점이다. 매매 사실을 안 뒤 합리적 기간 안에 이의를 표시했는지, 임대차 종료 의사를 분명히 밝혔는지, 관련 자료를 남겼는지가 쟁점이 된다.

임차인은 등기부등본 확인일, 매매 사실을 알게 된 경위, 임대인과 주고받은 문자, 통화 내용, 내용증명 발송 여부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두는 편이 좋다. 보증금 반환이 지연될 조짐이 있으면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여부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엄 변호사는 "임대인이 바뀐 사안에서는 매매 시점보다 먼저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확보했는지 살펴야 한다"며 "새 임대인의 자력이 불안하다면 종전 임대인의 책임 유지 가능성도 초기부터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균 기자 jklee.jay526@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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