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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범의 千글자]...선물에 마음 담기

이순곤 기자

입력 2026-07-07 08:12

출처:민음사TV
출처:민음사TV
한 출판사 사무실에서 실제로 있었던 에피소드인데 들으면서 한참을 웃다가 선물에 진심을 담는 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해외문학팀 편집자 세 명과 이방인 한 사람이 모여 수다를 떨고 있습니다.

혜진(과장, 입사 10년) : 최근에 제가 입사한 지 10년을 맞아 우리 팀원들한테 화분을 하나씩 선물했어요. 그 사람이랑 어울리는 화분을 선물한 거예요. 각기 다른 화분을. 그랬더니 한솔 과장님이 그 화분을 받고 너무 기뻐하면서 인스타그램에 “귀여운 화분 고마워! 혜진, 10주년 축하~~” 이렇게 스토리를 올리셨어요. 그래서 나는 “좋아요”를 누르고 앞을 딱 봤는데 한솔 과장님이 그 화분을 되게 귀찮다는 듯이 높은 책장 위에 올려 놓으신 거예요.

민경(대리 6년차) : 유기한 거죠, 유기.

종범(직원은 아닌데 그냥 수다 참여인) : 그 정도 높이면 보통 컴퓨터 박스나 피규어 상자 올려 놓는 자리죠.

한솔(과장 11년차) : 일단 변명을 좀 하자면. 내 책상에 공간이 없는데 화분이 비집고 들어온 거예요. 아침에 출근했는데, 딱... 키보드 앞에 딱. 얘를 안고 일할 수는 없잖아? 그래서 치웠더니 모니터를 가리는 거예요, 얘가. 그래서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아, 제일 안전한 데는 여기다! 여기 두면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어. 그래서 거기 놓은 겁니다. 하하.

민경 : 제 얘기도 좀 들어보세요. 출근을 딱 했어요. 왠 화분이 있어요. “이게 뭐예요?” 그러니까,

혜진 : 제가 드리는 거예요. 10주년 선물.

민경 : 아, 그럼 이거 이름이 뭐예요? 물은 어떻게 줘요?

혜진 : 음~ 몰라요. 그냥 야자수같이 생겨서 민경님 생각나서 샀어요. 검색해 보세요.

민경 : 어떤 부장님은 화분을 보고 “이게 뭐야? 나 화분 안 키우는데… 이거 혜진이지? 죽을래?”

막 이러시는데 근데 본인은 하루 종일 너무 기뻐하는 거예요. “그냥 죽이세요.” 이러면서…

혜진 과장님, 도대체 왜 그러시는 거예요?

혜진 : 저는 선물을 할 때 그 사람이 좋아하는 걸 할까,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걸 할까 고민을 하면 항상 내가 좋아하는 걸 해요.

한솔 : 나의 진심을 주고 싶구나?

민경 : 나의 일부를 주고 싶군요?

혜진 : 오, 맞아요.

민경 : 근데 사실, 나는 그 마음을 받았어요. 감동이었고 광기(狂氣)로 일요일에 화분 일곱 개를 들고 온 그 집념….

한솔 : 우리가 혜진의 10주년을 축하하면서 선물을 준 게 아니고 혜진이 자신의 10주년을 기념해서 우리한테 선물을 준다, 이거랑 화분 7개 진짜 무겁잖아요? 그거를 일요일에 와서 두고 간 거예요. (팀원들이)월요일에 딱 보게… 사실 전 원하지 않았죠. 전혀 원하지 않았지만 그걸 생각했을 때 혜진이라는 사람이 너무 귀여운 거야, 사랑스럽고… 그런 게 기억에 남는 거죠.

혜진은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밀란 쿤데라의 《불멸》에서 문장 하나를 인용했습니다. “어떤 선물을 한다면 그건 애정 때문이고 자신의 마음 일부를, 마음 한 조각을 주기 위함 아니겠는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할 때 어떻게 하세요? 받을 사람이 좋아하는 걸 고르세요, 아니면 본인이 좋아하는 걸 준비하세요? ^^*

[비욘드포스트 이순곤 기자]sglee640@beyondpo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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