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신문위원회
ad
ad
ad

logo

ad
ad
ad
ad
ad

HOME  >  사회

고려아연 사태가 보여준 M&A 분쟁의 교훈...'승패는 거래 구조 설계에서 갈린다'

김신 기자

입력 2026-07-16 16:23

브라이튼 법률사무소 고한경 대표변호사
브라이튼 법률사무소 고한경 대표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최근 국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사건은 영풍·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 간 경영권 분쟁이다. 2024년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공개매수(TOB)를 통해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섰고, 기존 경영진은 대규모 자사주 공개매수와 계열사·자회사를 통한 지분구조 재편으로 맞서면서 국내 자본시장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쌍방 공개매수' 국면이 전개됐다. 국내 대표 적대적 M&A 사례로 기록되고 있는 이유다.

분쟁은 3년째 이어지고 있다. 고려아연이 호주 자회사를 통해 영풍 지분을 취득해 상호주 관계를 만들고 이를 근거로 정기주주총회에서 영풍 보유 지분의 의결권을 제한하자, 그 적법성을 둘러싼 가처분 다툼이 대법원까지 갔고 법원은 각 심급에서 의결권 제한 조치를 유지했다. 2026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이사 선임 방식을 놓고 양측이 표 대결을 벌였으며, 앞서 2025년 12월에는 고려아연이 미국 제련소 건설을 위한 합작법인 대상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하자 영풍·MBK 측이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으로 맞서는 등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공개매수 절차의 적법성, 주주평등 원칙, 신주발행의 적법성, 의결권 제한, 경영권 방어의 한계까지, M&A가 단순한 기업 거래가 아니라 복합적인 법률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학계도 이 사건을 기업지배구조와 경영권 분쟁의 대표 사례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경영학회 학술지 「Korea Business Review」에 실린 '고려아연 사례로 살펴본 경영권 분쟁과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고찰'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주주 간 갈등이 아니라 경영권 방어 수단의 적정성,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 소수주주 보호, 집중투표제와 같은 제도 개선 필요성까지 제기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분쟁의 핵심이 '누가 회사를 인수하느냐'보다 거래를 어떤 구조로 설계했는가에 있었다고 본다. 기업가치 평가, 법률실사(Due Diligence), 공개매수 절차, 계약상 진술 및 보장(Representations & Warranties), 주주 간 계약, 경영권 방어 전략이 거래 초기부터 치밀하게 검토되지 않으면 거래 종결 이후에도 수년간 법적 분쟁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M&A 분쟁은 계약서 작성의 문제가 아니라 거래 구조를 어떻게 설계했는지에서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기업 M&A는 단순한 매매계약이 아니라 상법, 자본시장법, 공정거래법, 세법 등이 동시에 적용되는 복합적인 법률행위다. 거래 과정에서 발견되지 않은 우발채무, 재무상 위험요인, 핵심 인력 이탈, 지식재산권 분쟁, 계약상 진술·보장 위반이 거래 종결 이후 손해배상 소송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거래 규모가 커질수록 법률적 쟁점은 복잡해지고, 분쟁이 터졌을 때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사회적·경제적 비용도 커진다. 성공적인 M&A의 핵심이 계약 체결 이후의 소송 대응이 아니라 거래 이전 단계의 법률 검토와 위험관리에 있다고 꼽히는 이유다.

그러므로 법률실사를 통해 잠재적인 위험요인을 미리 확인하고, 계약서에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조항을 충분히 반영해야 한다. 거래 초기부터 M&A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의 전략적인 조력을 받는 것이 기업의 시간과 비용, 경영 리스크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도움말 브라이튼 법률사무소 고한경 대표변호사

비욘드포스트 김신 기자 bp_ks@beyondpost.co.kr

<저작권자 © 비욘드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