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세 장모 요양병원 임종 경험에서 정책 구상…“익숙한 집에서 의료·요양·돌봄 받도록”
일본 재택의료·지역 돌봄체계 살펴 성남형 모델 마련…시민 존엄 지키는 정책 발굴 기대

신 시장은 23일 자신의 SNS를 통해 나고야 방문 소식을 전하며 성남시가 추진할 ‘내집 생애말기 케어’ 정책의 배경과 구상을 밝혔다.
정책의 출발점에는 신 시장의 개인적인 아픔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4개월 동안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던 94세 장모를 떠나보내면서 삶의 마지막 순간을 어디에서, 어떻게 맞아야 하는지 깊이 고민하게 됐다는 것이다.
신 시장은 글에서 “평생을 살아온 ‘내 집’이 아닌 낯선 병상에서 맞는 마지막 임종, 그것이 과연 최선일까 깊이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누구에게나 내 집에서 존엄하게 생애 말기를 보내다가 임종할 권리가 있다”며 “익숙한 내 집에서 필요한 의료와 요양·돌봄을 받으며 외롭지 않게 생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 성남시 ‘내집 생애말기 케어’ 정책의 씨앗이 됐다”고 설명했다.
가족이 겪은 이별의 아픔을 한 개인의 경험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시민 누구나 마주할 수 있는 생애 말기 돌봄의 문제로 확장해 지방정부 차원의 정책적 해법을 찾겠다는 것이 신 시장의 구상이다.

신상진표 ‘내집 생애말기 케어’는 생애 말기 환자가 익숙한 집에 머물면서 필요한 의료와 요양, 생활 돌봄을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 방향이다.
고령이나 질환으로 거동이 어려워도 의료기관과 시설에 입원하는 것만을 유일한 선택지로 삼지 않고, 본인이 원한다면 가족과 함께 살아온 공간에서 적절한 의료·돌봄 서비스를 받으며 삶을 존엄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실현하려면 의사와 간호인력의 방문진료를 비롯해 요양·간병 서비스, 응급상황 대응, 가족 지원, 의료·복지기관 간 연계가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환자의 상태와 가족의 돌봄 여건을 함께 살피는 지역 단위 통합지원 체계도 필요하다.
신 시장이 나고야로 향한 이유도 일본의 재택의료와 요양·돌봄 시스템이 실제 생활 현장에서 어떻게 연결되고 작동하는지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다. 일본의 장점을 성남의 의료·복지 여건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성남형 생애 말기 돌봄 체계의 밑그림을 구체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신 시장은 “나고야의 의료·요양·돌봄 시스템의 장점을 잘 살피고 오겠다”며 “생의 마지막 존엄을 지키는 시스템을 시찰하고 성남시가 ‘내 집에서 죽을 수 있는’ 정책을 선도적으로 잘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내 집에서 죽을 수 있는 정책’이라는 표현은 단순히 임종 장소를 선택하는 문제만을 뜻하지 않는다. 삶의 마지막까지 자신이 살아온 공간에서 가족과 함께하며 필요한 치료와 돌봄을 받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자기결정권을 지킬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신 시장의 이번 나고야 방문은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지역사회가 의료와 요양, 돌봄을 어떤 방식으로 연결해야 하는지를 찾는 정책 탐방이기도 하다. 현장에서 확인한 제도와 운영 사례가 성남시의 보건·복지 인프라와 어떻게 결합할지가 향후 정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인천공항에서 가방을 둘러멘 신 시장의 모습에서는 출장길에 나선 행정가의 분주함과 함께 성남 시민들을 위한 복지 정책 구상 등 고민이 겹쳐 보인다.
출국할 때보다 귀국할 때 그의 가방이 더 무거워지기를 기대한다. 나고야의 제도를 그대로 옮겨오는 것이 아니라 성남의 현실에 맞는 재택의료와 요양·돌봄의 해법,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시민의 존엄을 지킬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가득 담아 돌아오기를 바라는 이유다.
송인호 기자 sih31@beyondpost.co.kr


























